• [책]설국 雪國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07 02:32:30
    雪國(설국) - 川端康成(가와바타 야스나리)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면 바로 눈의 고장, 즉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 수많은 사람의 찬탄을 불러모았던 그 유명한 첫 구절이다. 그렇게 좋은 지는 모르겠지만 뭐, 노벨상을 받았다니까.. 하고 읽었다.

      이영애와 차인표가 나왔던 드라마 '불꽃' 에서 불륜의 현장을 이국적인 풍경과 낭만적인 분위기로 압도함으로써 불륜스럽지 않게 묘사하고 있다고 한귀은 선생님이 그랬는데 - 물론 공감은 안 했지만 - 그런 이론에 따른다면 설국의 시마무라가 하는 행동들도 일탈이 아니라 '설국'이라는 환경에 어울리는 행동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아, 은하수!'하고 시마무라가 쳐다보는 순간 은하수 속으로 몸이 붕 떠오르는 것 같이 느껴졌다. 은하수의 밝은 빛이 시마무라를 건져 올릴 만큼 가까웠다. 나그넷길의 바쇼가 거친 바다 위에서 본 것이 이처럼 선명한 은하수의 크기였을까. 벌거벗은 은하수는 밤의 대지를 알몸으로 휘감으려고 바로 그 곳에 내려와 있다. 무서운 요염이었다. 시마무라는 자신의 작은 그림자가 지상에서 거꾸로 은하수에 비치는 듯 느꼈다. 은하수에 가득한 별 하나 하나가 뚜렷이 보일 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광운의 은모래 알도 자세히 보일 만큼 맑게 개어 은하수의 밑 없는 깊이가 시선을 흠뻑 빨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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