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날개`에 대한 알레고리적 해석>
◆ "지명 찾기 게임을 할 때, 구석의 조그마한 마을 이름보다는 너무 커서 띄엄띄엄 적어 놓은 지명이 찾기가 더 어렵다." - 에드가 엘런 포,『도둑맞은 편지』중에서
◆ 저항문학. 이상의 날개 역시 일제에 저항하는 문학으로 해석될 수 있었으나 시대를 초월한 기법이라는 작은 지명에 가리어 저항문학으로서의 이상의 '날개'는 항상 간과되어 왔다. 이제 그 너무나 쉬워서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은유를 살펴보겠다.
1. 배경
▶ 미아리 33번지 - 제국주의 정책에 신음하는 모든 식민지 국가
▶ 방 - 조선, 아내의 방과 나의 방이 나뉘었다. 이는 아내와 내가 같은 조선에 살지만 그 처지가 다름을 의미한다.
2. 인물
▶ 아내 - 일제에 빌붙어 동족을 억압하는 조선인
▶ 내객 - 일인
▶ 나 - 피지배 민중 혹은 식민지 지식인
3. 사건
▶ '나'는 아내에 의해 사육된다 - 조선인이 조선인을 지배한다.
▶ 아내는 내객과 놀아난다 - 조선인이 일인에 빌붙는다.
▶ '나'의 외출 - 지식인의 유학, 혹은 자주의식의 성장
▶ 수면제를 먹임 - 피지배 조선인의 의식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음
▶ 날자, 날자, 날자 - 자주독립에의 의지를 다짐.
▶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흔적 - 자유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추구되는 것임을 의미
◆ 마치 "광장"에서 최인훈이 한 기독교과 공산주의의 비교처럼 터무니 없이 도식적이다. 이상은 건축설계사였기 때문에 이렇게 정확한 대입을 성립시킬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일부러 눈에 띄게 드러내어 일제의 눈을 피할 수 있었지만 후대 평론가들의 눈마저 깜빡 속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