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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변] 피동과 사동의 효과
  • 관리자
  • 작성일 : 2019-06-18 10:45:43
    1. "은호야, 할머니 진지 잡수시라고 해라."
    은호야, [할머니께 {할머니께서 진지 잡수시}라고 해라].
    이렇게 분석되므로, "잡수시다"의 높임 대상은 "할머니께"가 아니라 "할머니께서"입니다. 따라서 여전히 주체 높임입니다.

    2. 피동은 주체를 감추는 효과가 있다.
    - 피동이 주체를 감추는 효과로 제시된 예문이 적절하지 않네요.
    - 보통은 
    수만 톤의 폐수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 )가 수만 톤의 폐수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
    - 이런 예문이 적절합니다. '-이히리기-'나 '-어지다'를 쓰는 게 낫고, 특히 "--되다."와 "--하다."류는 엄밀히 피동으로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피동의 효과를 설명하기에 더욱 더 부적절한데, 교과서가 조금 부실하네요.
    - 나는 너를 걱정한다 / 나는 네가 걱정된다. 등등 하여튼, "-되다"류는 전형적인 피동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교과서의 예를 설명하시려면 아이들에게는
    - "피동의 효과가 일반적으로 이렇다는 말이지 모든 피동이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알려주어야 합니다. 교사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3. 주/사동의 경우,
    - (사동) 투기 세력이 유가를 올리다.
    - (주동) 유가가 오르다.
    - 제시하신 예문의 경우, "투기 세력"이라는 사동주를 이미 알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주동문)을 썼다면 "주동문을 이용해서 주체를 감추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주동문이 사동문에 비해 주체가 감춰지는 효과가 있다."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명 방법이 있는데요,
    (1) 피동에서 주체가 감춰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능동문"을 가정하고 그것에서부터 "피동문"이 도출될 때, 주체가 부사어 자리로 내려가기 때문에 감춰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반면,
    (2) 사동에서는 "사동문"을 가정하고 그것에서 "주동문"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주동문"을 가정하고 그것에서부터 "사동문"이 도출될 때, 애초에 없었던 "사동주"가 추가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사동문에 있던 주어를 주동문에서 감춘다고 말하기보다는 오히려 "주동문"에서 몰랐던 "사동주"가 뒤늦게 밝혀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해야겠지요.
    (3) 정리하면 
    -능동->피동: 능동을 써도 될 것을 피동을 쓴다. "주체를 감추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주동->사동: 주동을 써도 될 것을 사동으로 쓰니까 "사동주를 드러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런데 지금 질문과 궁금하신 부분은, 주동문과 사동문의 관계를 "사동으로 써도 될 것을 주동으로 쓴다." 즉, 사동->주동 이렇게 해석하신 결과인 것 같습니다. 도출의 순서를 생각하시면 답이 보일 것입니다.
    (4) 그런데 실제 "피동"을 쓰는 주된 효과는 "대상을 강조"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주체가 감춰지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 허균이 홍길동전을 지었다.
    - 홍길동전은 허균에 의해 지어졌다.
    - 홍길동전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있어도 주체를 감추려는 의도는 없는 피동도 많습니다.
    (5) 또한 주체를 감추는 방법이 "피동의 효과"와 동일시 되면 안 됩니다. 주체를 감추려는 의도는 매우 다양한 화용적 방법으로 실현됩니다. 간단히는 주어를 생략하는 것에서부터 돌려 말하기, 피동문의 사용 등등..
    (6) 결국 피동문과 사동문에서 "효과"라는 것은 '문법'처럼 엄밀한 것이 아닐 대체적인 특성을 귀납한 결과이므로 그것을 만고불변의 진리로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효과'는 말 그대로 효과일 뿐이죠. 사람마다 느낌도 다르고요. 특히 화자의 의도에도 많이 달려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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