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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11. 10:15
제27회 우리말교육현장학회 학술발표회 사례 발표
<중학교 비문학 읽기 수업 사례>
I. 서론
국어 과목은 영어로 Language Arts 라고 부른다. Language 는 언어이다. art 는 1.예술 2.기술 로 번역된다. 국어 과목은 ‘언어 예술’과 ‘언어 기술’이다. 즉 국어 과목의 본질은 한마디로 ‘언어술’이다. 문자 언어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국어 과목의 교육 대상은 예술문과 기술문이 된다. 흔히 예술문은 문예문, 기술문은 비문예문으로 부른다. 국어에서 문예문을 다루는 영역이 ‘문학’ 비문예문을 다루는 영역이 ‘비문학’이다.(주1)
문예문은 감동을 주는 글이다. 비문예문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주장하는 글이다. 문예문은 시, 소설, 희곡으로 구분된다. 비문예문은 설명문, 논증문, 설득문으로 구분된다. 시의 본질은 운율과 함축이고 소설의 본질은 인물과 갈등이며 희곡의 본질은 무대 또는 영상 상영이다. 설명문은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논증문은 독자에게 내 말이 맞다고 주장하며 설득문은 독자에게 내 말대로 행동하라고 주장한다.(주2)
비문학 읽기는 3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설명문이 전달하려는 정보를 알아내고, 논증문이 증명하려는 결론을 알아내고, 설득문이 권유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이다. 2단계는 설명문, 논증문, 설득문에서 전달하는 내용, 주장하는 내용이 옳은지 그른지 따져보는 일이다. 3단계는 글의 내용을 유지한 채로 더 나은 글로 고쳐보는 일이다.
비문학 읽기를 교육하는 방법은 학생들이 ‘개념’을 암기하고 ‘기능’을 익혀 ‘예문’을 통해 개념과 기능을 ‘적용’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비문학 읽기에서 필요한 개념과 기능과 그것들을 예문에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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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고등학교에서는 심화 영역의 과목명에 맞추어 수능에서 문예문을 지문으로 삼는 문항을 ‘문학’으로 분류하고 비문예문을 지문으로 삼는 문항을 ‘독서’로 분류한다. 하지만 ‘독서’는 문학 독서와 비문학 독서를 포괄하므로 분류 명칭은 ‘비문학’이 더 적절하다.
(주2)‘수필’은 흔히 ‘문예문’에 포함되지만 성격상 문예문과 비문예문의 교집합이다. 전형적인 수필은 경험을 문예문적으로 묘사하는 내용을 전체 분량의 2/3만큼 쓴 다음 그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비문예문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전체 분량의 1/3만큼 이어서 쓴다. 하지만 경험:깨달음 또는 문예문:비문예문 의 비율은 작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어서, 피천득의 ?인연?은 경험이 99%이고 깨달음이 1% 되는 수필이고 피천득의 ?수필?은 경험이 1%이고 깨달음이 99% 되는 수필이다. 또한 시나 소설과 구분되는 수필의 본질은 ‘깨달음’인데 같은 경험을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깨달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개성의 문학이라고도 한다. 반면 작가만의 독특한 깨달음은 자기 혼자만의 것이어서는 안 되며 보편 타당한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하므로 개성적이면서도 보편타당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라는 역설적 과제를 해내는 사람만이 훌륭한 수필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