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지벌, 덕벌, 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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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18-06-07 02:35:15
    지벌, 덕벌, 체벌 - 森隆夫(모리 다카오)

      선생하면 먼저 태어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 학생이라는 말은 배우는 인생이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선생이나 학생에 대해서 훈화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많은 데 반해 그 관계에 대해서 설화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여기서 선생과 학생, 두 단어를 비교해 보면 생(生)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생과 학생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관계에 있다'라고 지적한 사람으 구스타프 포스였다. 선생과 학생의 두 단어에서 찾을 수 있는 '생'이라는 글자의 공통성이 우리 이상으로 서양인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여진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고 마는 것들도 서양인들은 특이하게 받아들이는 일이 많은데, 우리는 그런 점에서 배울 바가 많다. 선생과 학생의 관계도 그 일례라 할 수 있다. 어떻든 '생'으로 이어진 선생과 학생의 관계를 좀더 자세히 분석해 보면 명교사의 조건이 더 명백해진다. 우선 두 단어에 공통된 '생'이란 글자를 보면 그 의미는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어 세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 오래 살고 싶다는 생물학적인 뜻의 '생'이다. 둘째, 풍요롭게 생활하고 싶은 경제적, 물질적 의미의 '생'으로, 이것은 생활이란 뜻에 보다 가깝다. 세째, 철학적 의미의 삶의 보람이라든가 살아가는 방법으로, 영어로 말하면 way of life, 즉 인생이란 의미에 가깝다.
      선생과 학생에 공통된 '생'은, 무엇보다도 세번째의 인생이란 뜻의 '생'이 가장 적합한 해석일 것 같다. 따라서 선생과 학생은 학교에서 만난 인생, 일기일회의 인생을 학교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이와같이 생각하면 선생은 이 세상에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서, 단순히 먼저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더 인생을 오래 산 것이므로, 그 나름대로의 인생철학을 확고히 해 두지 않으면 '생'으로 연결된 관계가 약한 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교육문제의 뿌리를 더듬어 가면 모든 것이 이 '생'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학생을 돕는다는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다. 학생의 삼무주의나 오무주의가 먼저 태어난 선생의 삼무주의, 오무주의의 영향을 받는 것임을 왜 모르는 것일까. 하긴 그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보고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교사로서의 반성의 소리인지 모르는 일이다.

    - 『지벌, 덕벌, 체벌』, 모리다카오 저, 주봉노 역, 아이큐박스, 1987, pp.146~147
    (수정) 2004-8-27 8:3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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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에 대한 저자의 단상들을 모은 얇은 책인데, 지덕체 교육을 강조하면서 벌은 체벌밖에 없다고 이제부터라도 지벌, 덕벌, 체벌을 고루 사용해야 한다는 둥 교육과 관련된 여러가지 '말'에 대한 독특한 아이디어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어. 체계적인 이론은 없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고 생활교육, 모범으로서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 이런 책들은 교육에 대한 사고를 자극하기 때문에 사범대학 학생들에게 권해 주고 싶어. 딱딱한 이론서말고 이런 책들로 교육학 개론 수업같은 걸 하면 얼마나 좋을까.
    2005-5-25 9:1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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