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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변] 글의 설명방식 중 ‘분류’와 ‘구분'
  • 관리자
  • 작성일 : 2019-11-13 03:20:23
    익명 님의 글입니다. >
    혹시 글의 설명방식 중 ‘분류’와 ‘구분’을 어떻게 설명하시는지요?
    > >
    교과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분류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하위 항목을 상위 항목으로 묶는 설명 방법이고, 구분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상위 항목을 하위 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법이다."
    >
     
    우리가 설명방식에서 쓰는 용어와 일상어가 섞여서 혼란이 옵니다.
     
    동물을 설명할 때, 척추의 유무에 따라 "척추동물"이라는 묶음과 "무척추동물"이라는 묶음으로 나누고
    척추동물을 설명한 다음 무척추동물을 설명한다면, 구분이 됩니다.
     
    개, 소, 말, 물고기, 도마뱀 등을 묶어서 "척추동물"이라 부르고 설명한 다음
    지네, 메뚜기, 해파리 등을 묶어서 "무척추동물"이라 부르고 설명한 다음
    이것들을 묶어서 동물이라 부르고 이들의 특성까지 설명한다면 분류가 되겠지요.

    또는 "곤충" 또는 "개미"를 설명할 때 이것을 "동물이면서 무척추동물"이라고 소속을 알려주는 것 역시 분류에 의한 설명 방식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비교(공통점) 대조(차이점) 을 묶어서 그냥 비교 라고만 해도 공통차이점이 다 포함되듯이(광의의 "비교"와 협의의 "비교)
    구분과 분류도 그냥 묶어서 "분류"라고 부르는 경향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1.농구를 구기 종목 중 어디로 (  )할까?
    2.구기 종목을 농구 야구 축구로 (  )한다.
     
    1의 답과 2의 답을 구분,분류 중에서 써보면 1은 '분류', 2는 '구분'이 적절하지만 2를 '분류'라고 써도 큰 무리는 아닌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더라도(교과서상의 "구분")
    학자에 따라서 기준이 엄격한 상태에서 위에서 아래로 나누는 것은 분류, 기준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위에서 아래로 나누는 것은 구분. 이라고 보기도 하니까..
    분류와 구분을 엄격히 구분하려할수록 함정에 빠집니다^^

    또 한가지, 분류와 구분을 단순히 큰거에서 작은 것, 작은것에서 큰것 이라는 진술의 순서로 보시면 곤란합니다. 이둘을 포함한 모든 "설명방식(정의 예시 대조 분석 등등)"은 "사고의 순서, 사고의 과정, 사고의 방식, 사고의 구조"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현실로 비유하자면,,
     
    청소를 하는데 쓰레기와 잡동사니와 현재 쓰는 물건이 엉망으로 널부러져있어요.
     
    이걸 일단 쓸 것과 버릴 것으로 나눠야지. 하고 바닥의 물건을 쓸 것 부분, 버릴 것 부분으로 옮기고, 쓸것을 꺼내둘것과 넣어둘것으로 나누고 버릴 것을 재활용과 폐기물로 나눠 담아나간다면 "구분"일 거고요. 이때 사고의 과정은 눈앞의 물체들,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거기에 현실을 끼워맞추는 방식이고요. 
     
    잡동사니를 이리저리 뒤적이다 보니 책, 공책, 예전 일기장, 고장난 마우스, 교생때쓰던 명찰, 어제 먹다남긴 과일, 다먹은 우유곽 등이 보여요. 책, 공책은 묶어서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예전 일기장은 창고에 넣으려고 빼두고, 고장난 마우스와 다먹은 우유곽은 쓰레기봉투에 담고, 이렇게 해 나가는 게 분류지요. 그러다 교생때 쓰던 명찰은 예전 일기장과 같이 둘까, 고장난마우스와 같이 담을까 고민할 때 일어나는 사고의 과정도 분류라고 부를 만합니다. 
     
    구분은 기준을 설정하고 현상의 속성을 기준에 맞춰 보는 연역적 사고 방식이고
    분류는 현상의 속성을 추출하여 "기준"이라고 부를만한 공통점을 추상화하는 귀납적 사고의 과정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사고를 "분류"적으로(귀납적) 했다하더라도 그걸 글로 표현할 때는 두괄식에 따라서 대범주를 먼저 제시하고  하위범주로 나아가니까 겉보기에 "구분"과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겁니다.
     
    즉, 사고과정으로서의 구분(분류)과 진술방식으로서의 구분(분류)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는 현재 중학수준에서는 그 둘이 헷갈릴수밖에 없어요.
     
    -----
    아이들이 헷갈리는 것 중에 '분류'와 '분석'의 차이점도 있지요.

    하지만 분류는 하위개념을 다루고 분석은 구성요소를 다루는 거라서 전혀달라요.
     
    분류와 분석을 가르는 가장 쉬운 기준은, 분류는 그 하위요소가 여전히 상위개념의 이름을 유지하는 반면,
    분석은 상위개념의 일부만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곤충을 머리, 가슴, 배로 나누면 분석인데, 곤충의 머리가 곤충은 아니잖아요.
    반면, 동물을 척추동물, 무척추동물로 나누고, 척추동물을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조류로 나눌 때, 어류, 양서류, 등등도 모두 상위개념인 '동물'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시계를 시침, 분침, 초침, 숫자판으로 나누면 분석이고요
    시계를 벽시계, 탁상시계, 손목시계로 나누면 분류가 됩니다.
     
    전에 아이들이 상위어하위어 할 때 질문한 적이 있는데,
     
    "편의점의 하위어는 담배매대 음료매대 라면매대 생필품매대 인가, GS25 세븐일레븐 씨유 인가?"
     
    엄밀하진 않지만 굳이 나누자면
    편의점을 담배매대 음료매대 라면매대 생필품매대로 설명하는 건 분석에 가깝고요 ,
    편의점을 GS25 세븐일레븐 씨유 로 설명하는 건 분류에 가깝지요.^^

    위의 기준을 가져 오면, GS25, 세븐일레븐은 상위개념인 '편의점'으로 불릴 수 있지만
    담배매대, 음료매대는 '편의점'으로 부를 수 없습니다.
관리자 ( 2020-01-08 23:56:57, 211.xxx.188.xxx )
참고로, 옆자리의 과학 선생님(생물 전공이면 더 좋음)에게 "계통수"에 대해 물어보면 설명 방식의 "분류"를 곧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계통수를 만들 때 각 개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용해서 가장 공통된 개체끼리(종) 묶어서  상위 그룹(속)을 만들고 상위 그룹들 중 가장 가까운 것끼리 모아서 더 상위그룹(과)을 만들고... 이렇게 하다보면 동물계(계)라는 가장 상위의 범주에 도달하게 됩니다.
관리자 ( 2020-01-09 00:04:35, 211.xxx.188.xxx )
그런데 동물계는 또다시 다른 생물과의 비교와 대조를 통해 점차 "생물"이라는 최종 범주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런데 이미 생물학계에서는 생물의 분류가 어느 정도 완료되어 있습니다. 그걸 말로 설명하면 이렇게 됩니다.
"모든 생물은 핵의 유무에 따라 원핵생물와 진핵생물로 나눕니다. 진핵생물은 기관의 유무에 따라 원생생물과 비원생생물로 나눕니다. 비원생생물은 운동성의 유무에 따라 동물계와 비동물계로 나눕니다. 비동물계는 광합성의 유무에 따라 식물계와 군계로 나눕니다."
이 설명만 읽으면 큰 범주에서 작은 범주로 풀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그래서 '구분'과 별 차이가 없어 보여요. 하지만 이러한 생물의 설명은 본질적으로 계통의 '분류'(하위에서 상위로)에서 왔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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