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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창작] 패러디 시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07 02:12:54
    분홍색 목도리
    김남희

    어렸을 때
    아빠가 사다주신
    분홍색 목도리
    날 춥다고
    엄마가
    분홍색 목도리를 꺼내셨다.
    소리 지르며
    유치하다며
    새 걸 사달라며
    투정부리는
    나
    알았다 하면서
    그럼 내가 하고 다니야겠네
    라고 하며
    목에 매는 우리 엄마

    껌
    김우진

    친구가 나에게 말하길
    야 껌 하나만
    나는 대답을 안 했다.
    껌 좀 달라고
    내 꺼밖에 없다.
    딱 잘라 말했지만
    마음이 안되어
    내 십으려던 껌 가지고
    친구에게 줬다.
    무라
    안 묵는다
    친구는 길을 걷고 있었다.
    니 십는 게 낫지
    나 십는 게 낫나
    그래도 친구 지는 안 먹고
    다시 양보한 껌
    내 친구는
    나보다 낫다.

    주먹
    김태현

    한 대 때리면
    웃고 넘기고
    두 대 때리면
    두 대 맞아주고
    세 대 때리면
    싸우고
    네 대 때리면
    징계 받는다.

    이 세상에 가족이 없다면
    박은성

    아버지가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없으므로 어머니도 없을 것이다.
    어머니가 없으므로 언니도 없을 것이다.
    언니가 없으므로 동생도 없을 것이다.
    동생이 없으므로 나 또한 없을 것이다.
    나가 없으므로 집이 없을 것이다.
    집이 없으므로 웃음도 없을 것이다.
    웃음이 없으므로 행복도 없을 것이다.
    행복을 느끼고
    매일매일 가족들 사이에서
    따스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성적
    김강우

    원래 공부 못하던 아이들 잘하면
    컨닝했다 하고
    중간쯤 하는 아이들 잘하면
    웬일이냐
    공부했냐
    좀 더 잘해라 하고
    원래 잘하던 아이들 잘하면
    역시 너다.
    천재다.
    못 따라온다 한다.
    잘했으면 잘한 거지
    잘했다는 말도
    이렇게 달리 쓴다, 우리는.
    성적 오른 사람이면 잘했다.
    성적 떨어진 사람이면 괜찮다.
    이러면 될 걸.

    학교
    이유진
    단 한 교시도 안 졸려
    제대로 듣지도 못했으면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고
    머리에서 두통이 나요.
    끝나려면 몇 분 남았죠

    귀천
    장준현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새벽빛 와 마주 잡으면 스러지는
    새벽 이슬과 더불어 손에 손을 마주잡고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노을빛과 함께 단둘이서
    이 땅에서 놀다가 구름이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왔다가도
    이 세상이 아름다었더라고
    하늘에게 말하리라.

    동백꽃과 장미꽃
    안지원

    초등학교 교실에는
    수업중인데
    그림책을 보며
    “이건 동백꽃!” “이건 장미꽃”
    학교교정에는
    동백꽃이 피어 있는데,
    화단에는
    장미꽃이 피어 있는데
    장미향을 맡으며
    이브껌 냄새가 난다고 하는
    언제부터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되는가?

    그랬다지요
    이온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우리는 학교에 있고, 학원에 있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시험이 다가오고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학생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모정
    서다솜

    모정이란
    행여 아플까 보살피고
    내가 아프면 눈물 흘리는 것

    너에게 묻는다
    배현준

    베개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편한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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