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3, 2015 at 8:00pm · ·
네 번째 만든 얼굴판!
턱이 안 움직이는 단점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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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네번째 판넬이다. 이번에는 모음할 때 쓰려고 턱을 움직이게 해 보았다. 맨 처음 만들 땐 궁정호 샘이 얼굴을 그려주었다. 09학번의 누군가가 교생 때 쓰겠다고 가져갔다. 두번째 만든 건 영선중학교 떠나올 때 버리고 온 것 같다. 하단중 와서 만든 세 번째 것은 최은순 선생님이 수업 때 쓴다고 가져갔다.
원래 중학교에서 쓰려고 판넬을 만들고 그걸 대학교에서 보여주는데, 네번째는 만들어 놓은 게 없어서 오직 대학교 수업만을 위해서 새로 만들었다. 만들기 전에 임윤정 선생님한테 턱을 움직이게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음 설명할 때 필요해서 턱을 움직이게 만들고 싶은데 귀찮아서 할 수 있을지…” 하고 말끝을 흐렸다. 전에는 살색 우드락 위에 검은 전지를 오려 붙여서 만들었는데 그러다보니 턱을 움직이려면 다 만들고 별도의 턱을 만들어 붙여야 하는데 그게 너무 번거롭고 여분의 우드락이 아깝게 느껴졌던 것이다. 임윤정 선생님은 “아마 턱 움직이게 만드시게 될 거에요.”라고 나를 다 파악했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답했다.
기말고사 첫 날 오후, 아이들이 모두 가고 한가한 시간에 미술실에 갔다. 미술 선생님한테 준비물을 미리 부탁해 놓은 상태였다. 미술 선생님은 반대로 검은 우드락과 살색 전지를 준비해 두셨다. 내가 살색 우드락과 검은 전지라고 하니 선생님은 착각했다며 살색 우드락은 주는데, 검은 전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해서 잠시 고민하다가, 살색 우드락과 검은 우드락을 얻어왔다. 옛날 방식과 정반대로 검은 우드락 위에 살색 우드락을 붙여서 만들었더니 의외로 턱이 저절로 분리되는 것이 아닌가! 살색 우드락의 다른 부분은 양면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턱 부분만 고리를 만들어서 움직이게 만드니 결국 턱이 움직이는 판넬이 만들어졌다. 뒷면에는 칠판 고정용 고무자석을 붙여서 완성했다.
아마 미술 선생님이 내가 주문한 대로 제대로 준비해두었다면 나는 이번 판넬도 역시 턱이 움직이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래서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