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지하철에서 '리북'의 두음법칙 오류를 지적하려고 급히 찍은 사진인데, 다시 보니 시적 허용인 것 같아서 딱히 써먹지는 않고 있다가, 다른 사진 찾다가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질퍽하게 밝히는 자갈치 좌판'의 '밝히는'이 더 문제적 시어다. 본래의 사동사로 '밝히다'를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좌판이 밝아졌다'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여 '밝히다'를 피동으로 썼다면,
그야말로 놀라운 표현력인데,
'질퍽하게'의 연어 관계들을 고려해 볼 때 혹시 '밟히다'의 오기인가 싶어 검색해 보니,
'밟히다'가 맞다고 구모룡 선생님이 시인수첩 2013년 가을호에 쓴 글을 전재한 블로그에 나와 있는데,
블로그 또한 오타를 낼 가능성이 있는지라,
대략 90% 정도의 신뢰성으로 원래는 '밟히는'이겠거니 하고 넘어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