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짓기]상실의 시대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07 02:23:23
    친구가 말했다.
    "와타나베를 보면 네 생각이 난다. 넌 꼭 와타나베같다."
    아니면,
    "와타나베가 너 같다"
    라고 했던가?
    어쨌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난 나가사와처럼 되고 싶었다."
    라고 했다.
    우리는 한바탕 웃었다.
    미도리 와타나베 나오코와 같은 관계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오코를 죽임으로써 와타나베는 마음이 편해졌다. 와타나베는 스스로 결단을 할 위인이 못 된다. 와타나베의 결정을 현실이 대신 해 준 것이다. 나오코가 편리하게 죽었기 때문에 와나타베는 미도리에게 가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만약 나오코가 죽지 않았다면 와타나베는 영원히 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유보해 둔 채 현실이 변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 속의 나오코는 그렇게 꼭 필요한 순간에 쉽게 죽어주지 않는다. 상실은 아픈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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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넘게 지난 지금, 누가 말했다.
    "선생님은 나가사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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