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다면

By in (신)장이넷, 책분류 on 2017년 8월 19일

 

 

바야흐로 글쓰기 책의 전성시대이다. 글쓰기 책이란 무엇인가?

첫째, 시인, 소설가, 칼럼니스트 같은 글쓰는 사람이 쓰다 쓰다 쓸 게 없으면 쓰는 책이다. 시로, 소설, 칼럼으로 쓸 말이 없으니까 글을 쓰던 자기 경험을 팔아먹는 것. 둘째, 출판사에서 위대한 작가에게 좋은 글을 쓰는 비결을 알려 달라고 졸라서 만드는 책이 있다. 독자들은 위대한 작가의 창작 비결을 엿보면서 감탄과 쾌감을 느끼게 된다. 셋째, 애초에 글쓰기 교육이 목적인 책도 있다. 이런 책의 저자는 유명한 작가인 경우도 많지만 작가로서는 대성공하지 않아도 된다. 가르치는 능력과 실행하는 능력이 늘 비례하지 않는 것은 글쓰기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니까.

『서민적 글쓰기』는 이 셋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저자는 애초에 교수이지 글쓰는 사람이 아니다. 글을 잘 쓰긴 하지만 위대한 작가도 아니다. 심지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글쓰기 요령들은 너무 다 알려진 내용이라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자세하고 재미있는 예시 덕분에 쏙쏙 이해가 되긴 하지만.

이 책의 결론은 뻔하다. 글쓰기를 잘하려면 글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 천 년 전에 구양수가 이미 한 말이다. 글쓰기가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말도 그저 그런 교훈으로 들린다. 하지만 저자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당신이 글을 잘 쓰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면서 실제 훈련을 게을리 한다면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당신의 삶은 절실하게 바꿔야할 만큼 비참하지는 않다는 것. 이 뻔하지 않은 위로가 ‘역시 서민이야!’하며 독자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그래도 진심으로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이라면 『서민적 글쓰기』를 반복해서 읽지는 말고 저자인 서민처럼 ‘글을 반복해서 쓰는 것’이 좋겠다.(856)

 

 

 

 

『서민적 글쓰기』, 서민, 생각정원,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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