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풍자, 믿을 수 없는 화자 또는 라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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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자 변경의 끝판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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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자와 시점의 중요성 > >

–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서술의 한계가 생기는데
– 전지적 작가 시점은 서술의 한계가 없음.
– 이게 꼬이면 엉성한 작품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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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화자(서술자) 또는 내포 작가는 실제 작가와는 분명히 다른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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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겸디갹 추가

 

토끼전의 주제를 여러 가지로 잡을 수 있겠죠. 보통 토끼의 지혜, 자라의 충성, 부귀영화의 덧없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슬견설이랑 엮어 읽기를 해 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슬견설의 주제가 편견을 버려야 한다죠? 이나 개나 같은 생명인데 인간의 편견 때문에 개의 죽음은 불쌍하게 생각하고 이의 죽음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걸 바로잡는 게 이규보의 주제 의식이고요.

1학년 교과서의 새봄은 ”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솔이 좋아, 푸른솔 좋아하다보니 벚꽃마저 좋아”라고 함으로써, 벚꽃과 소나무를 구별하여 다르게 가치매기던 자신의 편견을 극복하였음을 깨닫는 내용이죠?

이와 같이 편견의 시각으로 토끼전을 보면 이렇습니다. 교과서 111쪽을 인용하면

“과인은 수궁의 으뜸인 임금이요, 너는 산중의 조그마한 짐승이라. ~~ 너는 죽는 것을 한스럽게 여기지 마라. ~~ 마땅히 사당을 세워 너의 공을 표하겠노라. 이것이 산중에서 살다가 호랑이나 솔개의 밥이 되거나 사냥꾼에게 잡혀 죽는 것보다 어찌 영화로운 일이 아니겠느냐?”

용왕의 의식은 ”토끼의 생명보다 임금의 생명이 가치있다. 따라서 토끼는 임금을 위해 죽어도 된다”라는 것입니다. 토끼전 창작대중의 의식은 ”토끼의 생명이나 임금의 생명이나 똑같다. 따라서 임금을 위해 토끼가 죽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라는 것이겠지요.

개의 생명은 가치있게 여기고 이의 생명은 가치없게 여기는 것이 인간의 편견이라면, 임금의 생명은 가치있게 여기고 토끼의 생명은 가치없게 여기는 것이 지배층의 편견이 되겠습니다. 그렇기에 일찍이 이대규 교수님은 슬견설을 현실에 빗대어 귀족들의 목숨은 귀하게 여기고 평민들의 목숨은 하찮게 여기는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을 이규보가 이와개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토끼전에서 추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제의식은 이렇게 되겠죠. 인간의 생명은 모두 동등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따라서 임금을 위해 백성이 희생한다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윤리의식은 허구다로 까지 확장할 수 있겠습니다.)

토끼전 학습활동에 보면 결말을 놓고 조상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활동이 있는데요,

교과서의 본문에 있는 내용은 토끼만 살고 거북이나 용왕이 다 죽으니까, 백성을 괴롭히라고 시키는 임금도 나쁘고, 임금의 명령을 듣고 직접 괴롭히는 신하도 나쁘다는 의식이고요,

자라가 소상강 대숲으로 도망가서 사는 결말은 용왕만 죽으니까, 백성을 괴롭히라고 시키는 임금이 잘못이지 어쩔수 없이 시켜서 한 신하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해서 신하는 살려주는 거고요

화타가 선약을 줘서 용왕까지 살려주는 결말은 임금이 잘못한 거 깨달았으면 됐지 굳이 죽일 필요까지야 있느냐는 거겠죠.

작가가 결말을 결정할 선택권이 있다면 그 선택의 근거는 작가의 의식 속에서 나오겠죠.

백성의 삶이 가장 힘들었고, 현실 비판 의식이 가장 치열했을 때 씌어진 것이 작가A 에 해당하겠네요. 작가C 는 그래도 살만할 때 씌어진 것을 알 수 있겠죠.

1. 어린 나와 어른 나를 분리하기

보통은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정확하게 따지면 다음과 같다.

어른 나가 어린 남매를 보는 순간 위그든 씨를 떠올리는 것은 위그든 씨와 나를 동일시하는 것과 같다. 위그든 씨와 내가 동일시 되는 순간 어린 남매는 더 이상 어린 남매가 아니고 어린 시절의 ‘나’와 동일시 된다. 따라서 어른 나가 어린 남매를 보호하고, 이해하는 것은 결국 어린 시절 ‘나’의 진심, 천진성을 보호하는 행위이다. 어른 나가 어린 남매를 의심하는 것은 어린 시절 추억 속의 ‘나’ 의 진심을 의심하는 것과 같다. 즉, 어린 남매에게 2센트를 주는 것은 위그든 씨의 입장에 대한 이해, 어린 남매에 대한 이해, 어린 남매의 천진성(순수함)을 보호하는 것인 동시에, 어린 시절 나의 순수함을 보호하고, 나의 추억을 부끄러운 것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보호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해의 순간은, 아랫 세대가 윗 세대를 이해하는 순간이고, 윗 세대가 그 이해의 선물을 아랫 세대에게 전해주는 순간이며, 이렇게 ‘윗 세대가 아랫 세대에게 전해주는 것’을 우리는 ‘유산’이라 부른다.

그 순간 나는,  아주 오래 전 위그든 씨가 내게  물려준 유산이 내 마음속에서 큰  물결이 되어 출렁이는 것을 느꼈다. 비로소 나는 지난 날 내가 그  노인에게 떠안긴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느냐를 알 수 있었고, 그가 얼마나  멋지게 그것을 해결 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 손에 쥐어진 동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가 위그든 씨의 그 조그만 사탕 가게에 다시 서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 옛날 위그든 씨가 그랬던 것처럼, 두 아이의 순진함과 그  순진함을 보전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2. 배경에 대하여.

이 작품의 배경은 전반부는 1) 조금 옛날, 2) 조금 시골 이고 후반부는 1) 조금 현대 2) 조금 도시 이다. 인물에 배경을 대입하면

위그든씨: 조금 옛날, 조금 시골 어른 나: 조금 현대, 조금 도시

이다. 작품의 배경과 현실 사회를 끼워맞추면

조금 옛날, 조금 시골 = 인정(어린이의 순수함을 보호하는 마음)이 남아 있음 조금 현대, 조금 도시 = 인정(어린이의 순수함을 보호하는 마음)이 남아 있지 않음

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에 따라 사회상은 변했지만 주동 인물의 행동은 변화가 없다. 그것은 위그든 씨가 어른 나에게 남겨준 이해의 선물 덕분이다. 위그든 씨는 인정이 남아 있지 않은 현대 도시로 가치있는 시공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고, 주인공인 어른 ‘나’는 옛날 시골의 사회상을 즉, 작가가 가치있다고 보는 시공간의 사회상을 현대 도시의 일반적인 사회상에 대항하여 실현시키는 인물이다. 따라서 이 주인공은 영웅이고, 인물의 행동은 영웅적 행동이 된다. 영웅 = hero = 주인공

3. 담론 분석

어른의 담론: 물건을 살 때에는 어른들이 정한 값어치만큼의 돈을 내야 한다. 어린이의 담론: 물간을 살 때에는 내가 귀하게 여기는 물건과 바꾸어야 한다.

어른과 어린이의 담론: 수직적(어른의 담론이 어린이의 담론보다 우세) 어른 위그든씨와 어른 ‘나’의 행동의 의미: 어른의 담론만큼 어린이의 담론도 중요함을 인정하는 행위

어른들이 가치있게 생각하는 무엇이 있고, 어린이들은 어린이들 나름대로 가치있게 생각하는 무엇이 있는데, 어른들의 가치가 옳고 어린이의 가치가 그른 것이 아니라 어린이 세계의 가치도 어른 세계의 가치만큼 가치있다.(수평적 관계)

는 것을 보여줌.

저는 어릴 때 ‘이해의 선물’을 매우 감명깊게 읽어서
그 뒤에도 이 작품과 그 작가인 폴 빌라드에 좀 집착을 해 왔습니다.
오늘 또 우연히 생각이 나서 검색을 해 보니까 많은 정보가 나오네요.
우선 작가 이름은  Paul Villiard  이고요,(옛날 교사용 지도서에는 Billiard 로 되어 있어서 제가 바로 잡았어요.링크1)
한국식으로 하면 폴 빌라드 도 아니고 폴 빌리아드 정도 되겠네요.
‘이해의 선물’은 Growing pains: The autobiography of a young boy
이라는 책에 실린 여러 작품 중의 하나네요.
원제는 The Gift of Understanding 이고요.(옛날 교사용 지도서에는 The Present of Understanding 로 되어 있음)
교과서가 처음 검정으로 바뀔 때 ‘이해의 선물’이 좀 식상해서인지 같은 작품집의
‘안내를 부탁합니다(“Information Please”)’가 실린 출판사의 교과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이 두 작품이 가장 유명한가 봐요 : 링크2 링크3
제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저게 자서전인가 소설인가 하는 것입니다.
원서 아마존 페이지 : 링크4
아마존의 도서 분류:

Departments

이 분류 체계에서는 ‘에세이’와 ‘노벨’을 따로 분류한 것 같지 않아서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2007년도에 이 책 전체를 번역한 책이 나왔습니다.
이때 출판사에서 ‘교과서에서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은 수필이다’는 소개를 하였습니다.
‘그많던 싱아는,,’을 소설로 볼지 수필로 볼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장르 구분은 뭐라 단정하기 어렵겠네요.
책 소개 : 링크5
국정교과서 판은 ‘유영’이라는 교수님인데 새 판은 ‘류해욱’이라는 신부님이네요. 원문에 충실한 면은 있는 듯하나 문장의 맛은 좀 덜하네요.
새 번역 읽기 : 링크6
폴 빌라드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는 그냥 ‘아동문학작가’ 정도인데, 딱히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에 5차 교과서 당시에 그냥 잘 모르고 작품 분위기를 보아하니 아동문학하는 사람인 듯? 이런 느낌으로 대충 조사한 것 같습니다.
새 출판사의 소개에 따르면
공학자이자, 수의학자, 생태연구가, 작가가 되었다. 저서로는 《나방과 나방을 기르는 방법》, 《보석 세공의 기초》, 《세라믹의 기초》와 《애완동물로서의 파충류》 등이 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폴 빌라드의 다른 저서 목록: 링크7
아이고 이제 속이 좀 시원하네요. ㅎㅎ

현대문학의 흐름을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정리할 때 사용한 작가 사진 모음 파일입니다.

아래 인물 외 61명이니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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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현대작가사진

1. 연표
시대특징 운문 산문
우리말 노래 한문 노래 설화와 소설 희곡·수필
원시시대 ·국가형성 이전 단계 원 시 종 합 예 술
고조선 ·원시종합예술에서 각각의 예술이 나누어지기 시작 서정 가요

(한문 번역)

우리형식 중국형식 신화(건국 신화) 제사와
삼국시대 ·우리 노래 기록하는 향찰 발명

·불교가 유행(고려까지 이어짐)

·화랑과 승려가 활발

·향가모음집 삼대목편찬

(지금은 잃어버림)

서정 가요

(한문 번역)

연극과 무용과 음악이
창작설화 구비설화
향가

(향찰 기록)

한시

 

 

 

 

 

 

 

 

 

 

 

 

 

통일신라 분리 안됨
전기문학

가전문학

설화기록

 

패관문학

고려시대 ·평민문학과 귀족문학이 나뉨

·귀족들은 평민문학을 찾아 즐기기도 함

·정치적 혼란기

고려 가요

(구전되다가

한글 기록)

경기체가 한문수필
조선전기 ·한문문학을 훈민정음으로 번역

·훈구파와 사림파 대립

·유교 질서 확립(문학에 반영)

·양반 중심의 문학

(모두 한글)

시조

가사

악장

두시언해

(한글로 번역)

소설발생 패관문학 국문수필
조선후기 ·임진왜란 이후를 말함

·양반권위 실추, 서민의식 성장

·민중의 삶을 담은 작품 유행

·가단 형성, 시조집 편찬

·판소리, 탈춤 등 서민 놀이

시조

(연시조)

사설시조

가사

┏서로서로 번역┓

한문소설한글소설

· 설화계 ,

· 창작계 ,

· 판소리계,

탈춤

판소리

일제시대 ·외국의 새로운 문학 형식 도입 창가, 신체시, 현대시, 대중가요 현대소설, 현대희곡, 현대수필

2. 주요 작품

(1) 운문

  1) 향가: 제망매가 등

   ① 한자로 기록된 우리 문학, 불교적 신앙심, 화랑과 승려가 많이 지음.

   ② 예) 제망매가: 죽은 누이의 명복을 비는 노래.

  2) 고려 가요: 가시리 등

   ① 평민의 삶과 애환이 담김, 후렴과 연구분(분절체), 구전되다가 한글로 기록, 궁중에서도 불림

   ② 예) 가시리: 떠나는 님을 차마 잡지 못하고 슬픔을 절제하면서 보내는 마음을 노래함.

  3) 경기체가: 한림별곡 등

   ① 고려의 귀족 문학, 객관적 사물 나열, 정치적 혼란기, 사대부들의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모습.

  4) 악장: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등

   ① 조선초에 민심 수습용으로 창작, 건국 찬양하는 노래, 평민들과는 무관함.

   ② 예) 용비어천가: 훈민정음으로 씌어진 최초의 악장, 월인천강지곡: 석가의 공덕 칭송, 훈민정음 기록

  5) 시조: 강호사시가(맹사성이 지음)

   ① 전기: 고려말에 발생, 시조와 가사가 유행, 기생들의 섬세한 시조 창작, 양반들은 유교적 시조 창작.

   ② 후기: 민중의식과 비판의식 담긴 사설시조 유행, 시조집 편찬, 평민들의 참여 활발.

  6) 가사: 상춘곡(정극인이 지음, 자연에 묻혀사는 마음을 노래함)

 

(2) 산문

  1) 설화: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① 신화·전설·민담, 구비문학, 민족의 생활과 감정이 담겨 있음.

  2) 고려 가전: 국순전, 공방전 등

   ① 사물 의인화, 창작 기록됨, 소설에 근접.

  3) 조선 소설: 원생몽유록, 금오신화, 구운몽, 박씨전, 운영전 등

   ① 전기: 몽유록계 소설 등장, 한문소설 금오신화 등장, 패관문학 이어짐.

   ② 후기: 남자영웅·여자영웅·남녀사랑 등 다양한 주제, 민중들의 의식 반영.

  4) 고전 수필: 난중일기, 계축일기, 한중록 등

   ① 자유로운 양식, 여성 작가도 많음, 다양한 형태가 존재.

7-1 국어 1. 문학의 즐거움 (1) 새봄

중학교 1학년 1대단원 1소단원. 물론, 교과서 편제상으로 그렇고, 수업을 맨 먼저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참으로 부담되는 단원이다.

벚꽃 지는 걸 보니/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 좋아하다 보니/벚꽃마저 좋아//

“이 시에서는 쉽게 지는 벚꽃과 변함없는 푸른 솔이 대비되고 있습니다. 벚꽃은 무슨 나무에서 필까요? 벚나무죠. 푸른 솔은 무슨 나무를 말하나요? 소나무죠. 그럼 소나무에서 피는 꽃은 무슨 꽃일까요? 솔꽃이겠죠? 벚꽃/벚나무, 솔꽃/소나무에서 대비의 짝을 이루는 것은 무엇과 무엇인가요? 벚꽃-솔꽃, 벚나무-소나무네요. 화자는 벚꽃과 소나무를 대비했는데, 정확하게 대비하려면 벚꽃과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요? 벚꽃과 솔꽃이겠네요. 벚꽃은 쉽게 진다고 했는데, 그럼 솔꽃은 오랫동안 변함없을까요? 아니죠. 솔꽃도 쉽게 집니다. 그럼 소나무에서 변함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솔잎이잖아요. 그럼 벚잎은 쉽게 질까요? 솔잎보다는 쉽게 지겠네요. 그럼 벚나무의 나무 줄기는 오래 못 살고 빨리 죽나요? 꽃이나 잎은 쉽게 져도 나무 줄기는 늘 그대로잖아요. 변함없다는 말이죠. 표로 정리하면 이렇겠네요.

나무 이름

열매

줄기

벚나무

벚꽃

벚잎

버찌

벚나무

소나무

솔꽃

솔잎

솔방울

소나무

속성

쉽게 진다

벚잎은 쉽게 지고

솔잎은 변함없다

쉽게 진다

변함없다

소나무에도 쉽게 변하는 부분이 있고 벚나무에도 변함없는 부분이 있네요. 그런데 왜 화자는 굳이 벚나무의 꽃이 쉽게 지고 소나무의 푸른 잎이 변함없다고 했을까요? 불공평하지 않나요? 미녀 A의 얼굴과 미녀 B의 무릎을 보여 주고 누가 더 예쁜가 묻는 것과 같잖아요. 이런 식으로 대비를 하는 것은 엉터리 대비가 되기 쉽죠.

이렇게 바꾸어 볼까요? ‘솔꽃 지는 걸 보니/벚나무 줄기가 좋아/벚나무 줄기 좋아하다보니/솔꽃마저 좋아’ 결국 이 시에서 벚꽃이냐 푸른 솔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쉽게 변하는 것과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두 사물을 끌어온 것일 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때 다른 사물을 끌어오는 것을 ‘비유’라고 합니다.

더 깊이 생각해보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반대되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속성을 가져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쪽이 다른 한쪽과 반대되는 특징만 가진다면 어떤 것이든 벚꽃과 푸른 솔 자리에 바꿔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그런 예를 찾아봅시다. 이런 건 어떨까요? ‘나쁜 아이 보니 착한 아이 좋아/착한 아이 좋아하다 보니 나쁜 아이도 좋아’, ‘장애인 보니 비장애인 좋아/비장애인 좋아하다 보니 장애인도 좋아’, ‘죽는 것 보니 사는 것이 좋아/사는 것 좋아하다 보니 죽는 것도 좋아’ 등이 다 말이 되죠? 이렇게 다양한 의미를 짧은 글 속에 숨기고 있는 것을 ‘함축’이라고 합니다.

앞서 말한 ‘비유’와 방금 말한 ‘함축’이 바로 시라는 갈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화자의 마음이 달라지지요? 그 이유가 대상, 즉 벚꽃과 소나무가 달라졌기 때문인가요, 대상은 그대로인데 마음만 달라진 건가요? 벚꽃이 진다거나 소나무가 푸르다거나 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일 뿐인데 화자가 마음대로 가치를 부여해서 좋아했다가 싫어했다가 하는 것이죠? 그러면 이 시는 벚꽃과 푸른 솔이라는 대상에 대해 말하고 있나요, 그 대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마음에 대해서 말하고 있나요? 바로 화자의 마음에 대한 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혹시 학원에서 이 시의 주제가 ‘벚꽃과 푸른 솔의 조화/조화로운 삶의 필요성’이라고 배웠다면 한 번 생각 보세요. 그 조화는 화자의 마음속의 조화인가요, 대상끼리의 조화인가요? 벚꽃과 소나무는 이미 조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화자가 그것을 몰랐을 뿐인 거죠. 그러니 주제는 대상에 대해서가 아니라 화자의 마음에 대해서 잡아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는 벚꽃을 이유도 없이 싫어했다가 좋아했다가 하는 것은 화자의 마음 속에 차별하는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나중에 화자는 차별 없이 둘 다 좋아진 거죠? 따라서 이 시의 주제는 ‘차별하지 말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7-1 국어5. 삶과 갈등 (2) 육체미 소동

 

개별 작품의 핵심 정리보다는 학생들이 소설을 분석하는 도구를 갖추기를 원했다. 나도 어려운데 학생들에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나마 쉬운 욕망 찾기와 갈등 해결 방법 찾기를 주로 연습한다. 3학년의 원미동 사람들, 운수 좋은 날도 진정한 욕망과 가짜 욕망과 갈등 해결 방법을 도식화 해보면 행복한 결말이나 불행한 결말이 욕망의 성취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수업하기 좋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의 발생과 해결입니다. 희곡도 마찬가지로 갈등의 발생과 해결이 감상의 핵심입니다. 갈등이란 서로 다른 욕망이 대립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인공의 욕망과 반동 인물의 욕망이 대립하다가 주인공의 욕망이 승리하면 해피엔딩이 되고 주인공의 욕망이 패배하면 비극이 됩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소설 속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이것저것 욕망이 뒤섞여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인공의 욕망을 진정한 욕망과 가짜 욕망으로 나누어서 찾아낼 수 있으면 작품의 주제에 다가가기가 쉬워집니다.

그럼 동민이의 욕망과 그로 인한 갈등을 알아볼까요? 동민이는 가슴에 패드를 넣어서 근육처럼 보이기를 원했습니다(욕망했습니다). 김선생님은 가슴의 패드를 꺼내 보이기를 원했습니다. 이 둘의 욕망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기에 대립하게 됩니다. 갈등이 발생한 거죠?

갈등의 결과를 보면 주인공인 동민이의 욕망이 패배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비극에 가까운가요, 해피엔딩에 가까운가요? 아무리 봐도 해피엔딩이죠? 왜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바로 동민이의 진정한 욕망과 가짜 욕망을 구별해야 합니다. 표로 그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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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이가 원하는 것은 진짜 근육이지, 가짜 근육을 원했던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므로 진정한 욕망은 가슴 근육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선생님과의 갈등에서 패배한 욕망은 진정한 욕망인가요, 가짜 욕망인가요? , 가짜 욕망이 패배했네요. 오히려, 갈등의 결과로 아침 운동을 하게 되었으니 진정한 욕망에 가까워진 셈이군요. 그럼 동민이의 욕망은 성공한 것일까요, 실패한 것일까요? , 김선생님은 동민이와 대립하는 인물일까요, 도와주는 인물일까요? 쉽게 알 수가 있죠.

그렇다면 혹시 학원에서 배운 학생들에게 묻겠습니다만은, 이 작품의 주제를 육체적 성숙보다 정신적 성숙이 중요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동민이의 욕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동민이는 정신적 성숙을 추구한 적이 없고 오직 육체적 성숙만을 추구했습니다. 반면에 교과서 168쪽의 내레이션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나는 이미 인생의 쓸쓸함을 이해하는 어른이다.

(중략)

①기철이는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애들을 깔보고 너무 잘난 척을 한다. ②그건 기철이가 정신적인 미숙아임을 뜻한다. ③중요한 건 가슴둘레나 주먹이 아니라 인격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저 애는 언제쯤 깨닫게 될까?

 

동민이는 말로는 가슴둘레보다 인격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가슴둘레가 커지는 것을 욕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민이가 말로는 이미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아직 정신적인 미숙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작품은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사실은 아직 어린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춘기에 해당하는 시기를 겪고 있다’, ,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동민이가 아직 사춘기이다’, 줄여서 「동민이는 사춘기다」라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 육체미 소동이죠? 그런데 옛날에 TV 에 방영할 당시의 큰 제목이 사춘기였다는 사실을 아나요? 그 점을 고려해서 어느 것이 적당한 주제인지를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길동전 더 보기

 

1. 일단 작품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읽고 작품의 주제를 논할 수 없다.

 

2. 갈등의 해결과 작품의 주제

1) 주인공의 욕망이 승리하면 해피엔딩, 주인공의 욕망이 패배하면 비극

2) 육체미 소동에서 주인공의 욕망이 패배했음에도 비극이 아닌 이유

① 동민이의 욕망

1. 진정한 욕망: 가슴 근육이 나오는 것

2. 가짜 욕망: 가슴 근육처럼 눈속임하는 것

② 둘 중에서 김선생님과 대립하고 있는 욕망: 가짜 욕망

③ 갈등 해결: 주인공의 욕망 패배

④ 주인공의 욕망이 패배했지만 그것은 진정한 욕망이 아닌 가짜 욕망일 뿐, 패배의 결과로 오히려 진정한 욕망을 이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비극이 아니라 해피엔딩이다.

3) 홍길동전에서 주인공의 욕망이 승리했음에도 해피엔딩이 아닌 이유

① 길동과 아버지의 갈등

1. 길동의 욕망: 호부호형하고 싶다.

2. 아버지의 욕망: 호부호형 못하게 하고 싶다

3. 주인공의 욕망 패배

② 길동과 어머니의 갈등

1. 길동의 욕망: 집을 나가고 싶다.

2. 어머니의 욕망: 집을 못나게 하고 싶다.

3. 주인공의 욕망 승리

③ 주인공의 욕망이 승리했는데도 해피엔딩이 아닌 이유

1. 주인공의 진정한 욕망은 호부호형이지 집을 나가는 것은 가짜 욕망일 뿐, 집을 나가는 행위를 한다고 해서 진정한 욕망의 성취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홍길동와 아버지, 어머니의 담론 분석

재상 집안에 천한 종의 몸에서 태어난 자식이 너뿐이 아닌데, .”

재상 집안에 천한 출생이 너뿐이 아닌데, .”

옛날 장충의 아들 길산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담론: 남들과 똑같이 살아라

홍길동의 담론: 남들과 다르게 살겠다

 

세상에는 남들과 똑같이 사는 사람도 있고,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도 있는데, 자기 주장의 근거로 아버지, 어머니는 남들과 똑같이 사는 사람의 예를 가져 오고, 홍길동은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의 예를 가져 왔다.

모두 일부를 근거로 주장을 하므로 결국 누가 옳다고 말할 수 없다. (A)

 

4. 남들과 똑같이 살다의 의미

아버지와 어머니의 담론 숨겨진 의미 아버지와 어머니의 담론
남들과 똑같이 살아라 남들=재상가의 천한 출신들 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들과 다르게살아라 남들=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들 남들과 다르게 살아라
재상가의 천한 출신들

과 똑같이 살아라

홍길동의 담론 숨겨진 의미 홍길동의 담론
남들과 다르게 살겠다 남들=재상가의 천한 출신들 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들과 똑같이살겠다 남들=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들 남들과 똑같이 살겠다
재상가의 천한 출신들

과 다르게 살겠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살기를 강요하는 것은 사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라는 말이고,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살겠다는 말임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담론과 홍길동의 담론은 같은 것을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똑같이 살겠다의 의미가 이렇게 다른 이유는 남(=다른 사람)에서 사람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5. 다른 사람(他人)사람의 의미

1) 아버지 어머니의 사람

재상가의 천한 출신

2) 아버지 어머니에게 과 같다는 것

재상가의 천한 출신은 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

3) 홍길동의 사람

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

4) 홍길동에게 과 같다는 것

재상가의 천한 출신인 도 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과 같다는 것을 의미

5) 과연 주제는 무엇인가?

재상가의 천한 출신은 재상가의 천하지 않은 출신과 다르다는 아버지·어머니의 담론과 재상가의 천한 출신은 재상가의 천한 출신과 같다는 홍길동의 담론을 요약하면, 아버지·어머니의 담론은 인간은 불평등하다, 홍길동의 담론은 인간은 평등하다가 된다.

이 둘은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B)

( A B 를 대조해 볼 필요가 있음)

, 홍길동의 담론이 더 바람직하고, 이것이 주동인물의 담론이므로 작품의 주제는 여기에서 이끌어 낼 수 있다.

 

6. 일반적인 주제인 적서차별을 철폐하자에 대해서

1) 홍길동의 욕망 속에 적서차별 제도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적서차별 제도를 철폐하고 싶다는 내용은 없다. 홍길동의 욕망 성취는 개인적인 불만의 해소이지 제도에 대한 문제 의식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2) 주제: 일반적으로 주제는 주인공에 대해서/세상에 대해서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인공은 훌륭한 인물이다 / 주인공은 훌륭하지 않은 인물이다

세상은 살 만한 곳이다 / 세상은 살 만하지 않은 곳이다

3) 홍길동전의 주제

홍길동전의 주제는 주인공과 세상에 대해서 각각 잡아야 한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홍길동은 훌륭한 인물이다

개인을 능력으로 평가하지 않고 출신 성분으로 평가하며 차별하는 세상은 살 만하지 않은 곳이다

이 둘을 뒤섞으면 의도 확대의 오류가 된다.

홍길동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었다. 그 어려운 환경은 적서차별하는 환경이다. 따라서 홍길동은 적서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담론분석) 옥상의 민들레꽃 – 박완서 

기득권의 담론은 권력의 유지에 방해되는 담론을 배제한다. 담론의 내용 대 내용으로 정당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헛소리’ 등으로 처리해 버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득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질 경우  

1) 그는 정신에 이상이 있다(김용철 변호사)  

2) 다른 목적이 있어서 저런 말을 한다(쇠고기 촛불 집회를 좌파 시위로 매도)  

3) 전문 지식도 없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미네르바의 경우) 등의 방식으로 기득권 담론을 유지해 나간다.

담론 분석은 그러한 기득권의 담론 아래에 묻혀 있는 담론을 끄집어 내어 동등한 자격을 되찾아 주고어째서 배제당했는지를 밝혀, 작가의 비판 의식과 주제 의식을 추측해 보는 방식이다. 옥상의 민들레꽃에는 명백하게 배제당하는 ‘나’의 목소리가 있다. 주제가 무엇일까? 

 

 

1. 담론이란

말로 표현된 것, 언어 체계로 된 학적 체계를 갖춘 언어(맑시즘)

구조주의의 담론과는 다른다.

 

2. 담론의 형성

기득권을 가진 담론은 새로운 담론의 형성을 배제(금지)한다.

외부로부터의 금지: 금지/분할과 배척/진위의 대립

내부로부터의 금지: 주석/저자의 원리/과목의 원리

 

3. 담론 이론이란

담론 분석을 통해 숨겨진 의미를 드러난 의미와 동등한 지위로 올려주는 것

푸코의 담론의 질서’, ‘지식이 고고학’: 문헌에 전해지는 기록은 불완전한 것(권력에 의해 결정된 것), 숨겨진 담론을 찾는 작업

 

4. 옥상의 민들레꽃에 적용

담론의 배제

p.264

그러나 내가 미처 입도 떼기도 전에 회장이 탁자를 탁 치며 호령을 했습니다.

누굽니까? 도대체 누굽니까? 이런 중대한 모임에 어린이를 데리고 온 분이 누굽니까?”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애가 막내라 버릇이 없어서······.”

숨겨진 담론

p.269

그리고 살고 싶지 않아 베란다나 옥상에서 떨어지려고 할 때에 그것을 막아 주는 건 쇠창살이 아니라 민들레꽃이라는 것도 틀림없습니다. 그것도 내가 겪어서 알고 있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어른들은 끝내 나에게 그 말을 할 기회를 안 주었습니다.

숨겨진 담론의 의미

p269.

그러나 그 일을 통해 사람은 언제 살고 싶지 않아지나를 알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를 없어져 줬으면 할 때에 살고 싶지가 않아집니다.돌아가신 할머니의 가족들도 말이나 눈치로 할머니가 안 계셨으면 하고 바랐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아이의 담론을 배제하는 이유

(1) 겉으로 보기에는 어른들의 권위주의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교과서에서 그렇게 가르쳐지고 있다.

(2) 속을 들여다 보면 단순히 권위주의에 의한 배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이의 담론에서 핵심은 민들레꽃을 심자가 아니라, 할머니가 죽은 원인을 제대로 밝히자는 것이다. 할머니가 죽은 원인은 돌아가신 할머니의 가족들이 말이나 눈치로 할머니가 안 계셨으면 하고 바랐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주민들이 아이의 담론을 배제하는 이유는, 말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어리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아파트 주민들 자신이 속으로 할머니가 사라졌으면 하고 바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인정해 버리면, 결국 할머니가 죽은 집에서는 할머니를 귀찮아 하고 사라지기를 바랐다는 사실을 밝혀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 담론의 분석에서 드러난다.

그렇다면 이들이 왜 할머니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사실을 숨기려고 했을까?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안 돼라는 생각은 드러내놓고 말할 수 있지만, ‘노인네가 귀찮다는 생각은 드러낼 수 없다. 돈을 숭상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것은 아직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러한 자각이 작품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딸과 며느리 역시 노인에게 잘 해주었다는 점을 애써 강조한다.

p.262

무엇을 부족하게 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교수님은 울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따지듯이 말했습니다.

아니요, 그런 일 없었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방 냉장고는 늘 어머니께서 즐기시는 음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옷장엔 사시장철 충분히 갈아입을 수 있는 비단옷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그분의 방이 그대로 보존돼 있습니다만,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 방과 똑같은 크기의 방에, 제 방에 있는 건 그분의 방에도 다 있습니다···”

 

5. 기존의 주제에 대하여

(1) 물질 만능주의 비판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작품의 화자는 이다. ‘의 시각은 작가의 시각이고, ‘의 담론은 작가의 주제이다. ‘그것을 막아주는 것은 쇠창살이 아니라 민들레꽃이라고 말했다. ‘쇠창살은 아파트 주민들에 의해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그 이유는 아파트값이 내려갈 것을 걱정해서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파트 주민과 는 둘 다 쇠창살을 반대한다. 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비판 대안

· : 쇠창살 -> 민들레꽃

· 어른들: 쇠창살 -> ?

만약, 어른들이 쇠창살 대신에 노인들에게 풍족한 물질적 혜택을 주자라고 결론을 내렸으면 이 작품의 주제가 물질 만능주의 비판으로 설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 내용에서는 가 비판하는 대상이 어른들이 추구하는 물질 만능주의로 뚜렷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결론 없는 회의를 하면서도 진정 지혜있는 사람의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는 기성 집단의 허위의식을 드러내려했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2)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는 죽고 싶어졌지만 민들레꽃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고 삶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는 할머니들이 죽고 싶어졌을 때,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민들레꽃을 보면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 죽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이 작품은 생명의 소중함을 드러내려 했을까?

작품에서 는 아파트 주민들을 비판하는 관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아파트 주민들도 역시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이유는 아파트값이 내려갈 것을 걱정해서 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파트 주민과 는 둘 다 자살을 반대한다. 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결론 근거

· : 자살 중지 <- 생명의 소중함 깨달음

· 어른들: 자살 중지 <- 아파트값의 하락을 막기 위해

만약, 작품의 주제가 생명의 소중함이고, 그래서 와 아파트 주민이 똑같이 자살을 막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가 회의장에서 발표를 하지 못한 것이 그렇게 원통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가 절실하게 말하고자 했던 핵심 내용도 아닌 것이다.

 

6. 담론 분석을 통한 주제 찾기

이 작품에서 배제된 담론은 두 가지이다.

담론1: 할머니의 자살을 막으려면 쇠창살 대신 민들레꽃이 필요하다.(정확하게 따지면 쇠창살이 아니라 결론없음이지만, 작품의 마지막에 는 어른들의 태도를 쇠창살로 요약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따르기로 한다.)

담론2: 할머니가 죽은 이유는 세월을 거꾸로 흐르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가족들이 말이나 눈치로 할머니가 안 계셨으면 하고 바랐기 때문이다.

(1) 담론1에서 주제 도출: 담론1을 중심으로 볼 때, 지배적 담론인 쇠창살이 숨겨진 담론 민들레꽃을 배제하고 있다. 우선, 아파트 주민과 는 모두 자살은 불행한 일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그런데, 그 불행을 막는 방법으로 아파트 주민은 쇠창살을, ‘는 민들레꽃을 제시한다. 쇠창살은 타인이 개인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을 뜻한다. 민들레꽃은 본인이 스스로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을 뜻한다. 아파트 주민의 담론은 불행을 막고 행복을 찾는 것은 외부에서 타인이 준다는 것이고 의 담론은 불행을 막고 행복을 찾는 것은 본인의 내부에서 온다는 것이다. 물론 의 담론은 배제된다.

행복이 외부에서 오는 것, 타인이 줄 수 있는 것이라는 담론의 증거는 작품에서도 발견된다.

 

아니요, 그런 일 없었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방 냉장고는 늘 어머니께서 즐기시는 음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옷장엔 사시장철 충분히 갈아입을 수 있는 비단옷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