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서평]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관리자
  • 작성일 : 2018-03-28 12:10:15
    조선상고사, 신채호, 김종성 번역, 역사의 아침, 2014
     
      단재 신채호가 조선일보에 <조선사>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역사책 <조선상고사>이다. 감옥에 갇힌 신채호가 참고서적도 없이 지은 글이다. 웅녀와 단군할아버지밖에 몰랐던 고조선 시대부터, 통일신라 직전까지의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고조선, 고구려의 본래 이름부터, 백제부흥운동에 대한 신채호만의 독자적인 해석 등,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와는 많이 다르다. 다르다기보다는 수두시대, 삼조선 등 아예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들이 더 많다. 우리는 가치평가가 배제된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서술된 역사만 배워왔지, 신채호처럼 자신만의 역사관을 가지고 서술한 역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국사 교과서가 가르쳐 주지 않는 우리 역사’이다.
      조선의 역사를 쓰기 전에 신채호가 자신의 역사 서술에 대한 관점을 밝히는 ?총론? 부분은 역사를 제대로 서술하는 방법에 대해 명쾌한 말로 설명하고 있다. 신채호는 고려 이후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유교 사상’에 맞지 않는 고대 역사들이 축소·왜곡되었다고 본다. 통일신라 이전에는 우리 고유의 사상에 따른 우리 겨레만의 삶이 있었지만 김부식의 사대주의적 역사 서술로 인해 삼국사기에서 축소·왜곡되었고, 유교적 세계관에 지배된 조선 500년 동안에도 끝내 복원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신채호는 일제의 식민사관에 물든 학자들에 의해 우리의 고대사가 외면·축소되고 있다고 개탄한다.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일관되게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우리 역사를 부정해 왔던 것이다.
      조선상고사는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서가 아닌 가슴이 뜨거워지는 역사서이다. 원래 조선상고사는 한자가 많고 옛날 말투라서 읽기가 까다로운 책이었고, 그동안 나온 현대어판도 한자어만 한글로 바꿔놓은 수준이 많아서 여전히 어렵게 느껴졌다. ‘김종성’ 번역의 조선상고사는 약간의 생략과 의역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한 책이라 읽기가 쉽고 내용이 잘 이해된다. 정말 번역자에게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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