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영혼의 변압기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17 20:07:41
      아서케스틀러(1905~1983, 헝가리 태생의 영국 소설가, 철학자)와 같은 날카로운 비평가는 융을 '오컬트'를 구미에 맞게 학문적 용어로 장식한 것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이지만 '오컬트'의 원리는헤르메스트리스메지스토스(이집트신화에 나오는 토토로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에 해당한다. 마술, 점성술, 연금술에 관한 책의 저자라고 한다.)의 말이라 전해지는 "위에서 생긴 것은 아래에서 다시 생긴다"에 있다. 거대한 우주(macrocosm)의 패턴은 인간 영혼의 작은 우주(microcosm)에서도 되풀이 된다는 의미이다. 전술한 『연금술사와 황금』에서 저자 자크 사둘은 헤르메스의 이른바 에메랄드 명판의 플카넬리에 의한 번역을 인용한다. "아래에서 생긴 것은 위에서도 또 생긴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생긴 것은 아래에 다시 생긴다. 이러한 지식만으로 기적을 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융의 해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외부의 현상이 인간의 마음(또는 영혼)의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명확한 이치이다. 그러나 오컬트의 가장 근원적인 교의는 유도 코일로 사용되고 있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유도의 과정과 같은 것으로, 인간의 영혼이 외부의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유도 코일의 원리란 이런 것이다. 전류를 전선의 코일에 통하게 되면 전선의 주위에 장이 생긴다. 전선의 '감긴 횟수'가 많은 다른 전선의 코일을 최초의 코일에 감으면 훨씬 강한 전류가 두번째의 코일에 유도된다. 
      미국의 전기 제품은 120볼트의 전류로 움직이고 영국에서의 전압은 그 2배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기면도기를 영국에서 사용하거나 그 반대로 사용할 때는 130볼트에서 240볼트로 '오르거나' 또는 240볼트에서 120볼트로 '내려가는' 소형 변압기를 구입하는 것만으로 족하다. 한쪽의 코일의 전기 진동이 이미 한쪽의 코일에 전달되어 더 강한 전류 또는 더 약한 전류를 유도한다. 
      "위에서 생긴 것은 아래에서 다시 생긴다"는 법칙은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인간의 영혼은 적절한 상황에 있어서 그 자체의 '진동'을 물질세계에 유도할 수 있다. 이 과정의 한 결과가 우연 혹은 싱크로 나이시티인 것이다.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영혼의 변압기'는 거꾸로 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생명의 전류를 아래 수준으로 '내리는' 작용이다. 현실적으로는 사람의 경우에 전압은 내려간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인간은 '영혼의 변압기'사용법을 잘못 처리하고 있다. 많은 경우에 인간은 '될대로 되라는 느낌'혹은 '무엇을 해도 어쩔 수 없는 느낌'에 빠진다. 이것이 그 환경에 마이너스적인 유도를 일으킨다. 누구나 알고 있는 '오늘도 어제와 같다'고 하는 감정을 가진 이런 날에 모든 일이 잘될 턱이 없다. 더구나 이 원인이 개인의 마이너스적 태도에 있다는 것을 모든 인간들은 직관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액운만이 다가오게 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이것의 역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이 태도로 유도되는 낙관주의에 의해서 모르기는 하지만 요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감정이다. 이 순간순간에 인간은 마음 설레이는 통찰력을 아울러 갖게 된다. 이 낙관의 감정을 '자유로이' 마음속에서 생기게 한다면 인간은 일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지만 동전에는 앞면과 뒷면이 있다. 언제나 '최악을 예상하는' 비관적인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반대의 감정이 행운을 부른다는 것은 실로 불가사의하다. 무엇인가 운명을 초대해오는 것과도 같은 느낌...

    - 1993, 콜린윌슨·대먼윌슨 저, 황종호 옮김, 하서출판사, 『세계 불가사의 백과』, 386~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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