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놀이 - 이윤희 님의 글
고등학교 2학년, 나는 나름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음악샘의 제안으로 음대를 갈 것이냐 교대를 갈 것이냐 의 기로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내 맘은 백프로 음대, 부모님은 백프로 교대. 하지만 난 용기가 없었고 내 실력에 자신이 없었다. 음대를 포기하고 밤마다 방에서 클래식음악을 들으며 나를 위로하던 시절, 언니의 CD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나를 잠못들게 했다. 제목도 뭔지 모르고 며칠동안 듣기만 하다가 직접 쳐보고 싶어서 결국 오선지를 그리고 막귀로 한음 한음 놓치지 않고 그려나갔다. 몇시간동안 낑낑대면서 완성한 악보를 들고 피아노 앞에 앉아서 치면서 감격했었던 추억이 있는 이 악보를 오늘 우연히 악보정리를 하다가 마주했다. 손이 기억하는지 9년만에 치는 곡인데도 마치 어제 쳤던 것처럼 생생!! 그래서 연주 영상을 인스타에 올리고 감상하고 있었는데 인스타 다이렉트로 고2 학생이 음악교사가 되고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간절하게 질문을 해왔다. 난 그 학생에 빙의돼서 삼십분가량 입시상담을 해줬다. (ㅋㅋㅋ)
이런 우연한 일이 하루에 두 개씩이나!
난 오늘 잠 다 잤댱! ㅎㅎㅎ
언니왈: 그열정을 너의 수업에 쏟아부으면 넌 최고의 교사가 될텐데...
응 .. 마쟈.. 언니 나 진로 잘못택했나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