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달의 궁전
  • 관리자
  • 작성일 : 2018-06-07 02:30:09
    Moon Palace - Paul Auster

      책제목이 문팰리스인 것도 있고 달의궁전인 것도 있어서 하나로 정하기가 어렵군. 달의궁전이라는 제목이 더 맘에 들지만 내가 읽은 열린책들에서 나온 1997년판에는 제목이 문팰리스라 찍혀 있으니 '달의궁전을 읽었어'라고 말하기가 애매해.
      핫, 그러고 보니 문팰리스가 절판되고 개정판에서는 달의궁전이 되었네. 책 제목만 바꿔도 베스트셀러가 된다더니.. 제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모양이군.. 뭐, 크게 바뀐 것도 없겠지? 번역자도 그대로니.. 개정판을 굳이 읽어 보지 않아도 되겠지..중국음식점 이름이라 했으니 뉘앙스는 月宮에 제일 가까울 것 같은데..
      궁이나 궁전이나 같은 말인데 궁은 동양적인 느낌이, 궁전은 서양적인 느낌이 나. 궁궐은.. 한국적인 느낌이 나.
      하루만에 읽고 끝내려고 했는데 눈 치우느라 며칠에 걸쳐서 읽었어. 읽는 동안 내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지. 짜증을 내고 고함을 버럭버럭 지르고.
      상상력 하나는 대단한 것 같아. 글을 읽고 있으면 어쩜 이렇게 거짓말을 끝도 없이 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어. 한참 읽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와. 기가 막혀서.
      하루키는 아무리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끝에 가서는 좀 안심이 되는 결말을 주는데 오스터는 끝으로 갈수록 점점 더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서 극단에서 소설을 끝내 버려서 마지막까지 안심을 할 수가 없어. 소설의 맨 끝에서 자그마한 희망을 남겨 두었다 한들, 중간 중간에 나오는 끊임없는 거짓말 때문에 주인공에 대한 또 독자에 대한 형식적인 위로로 밖에는 안 느껴져. 주인공이 너무나 자신을 내버려두기 때문에 '제발 주인공에게 행복이 있기를' 하는 가슴 조마조마한 느낌도 전혀 없어. '너 따위는 아무데서나 굶어 죽은들 내 알 바 아냐'라고 경멸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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