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소설의 대표작인 이방인도 카프카의성이나 심판처럼 법률 시스템을 소재로 삼고 있어. 법이라는 것이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부조리인가봐?
실제로는 법이라기보다는 사회의 규칙 혹은 시스템 혹은 구조에 의해 개인은 소외당하고 남는 것은 껍데기뿐인 시스템이 되는 거야. 그러고 보면 매트릭스 속의 세계 역시 시스템에 의해 지배당하는 세계이고 개인 개인은 의미가 없으며 개인은 자신의 역할로써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오라클이나 키메이커나 심지어 네오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부조리극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천부인권사상을 바탕으로 발전한 민주주의의 한 기둥인 법치주의는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할수록 인권같은 건 사라지는 기묘한 결과를 낳은 것 같아. 법이 스스로 작용해서 법의 창조자인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은 마치 현대인이 언젠가는 기계에 지배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비슷할까? 현대의 길목에서 까뮈와 카프카가 현대인의 불안감을 포착했듯이 초현대로 가는 길목에서 새로운 불안감을 정확하게 포착해서 변화한 시대의 변화한 매체에 담아낸 것이 매트릭스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