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목수들
  • 관리자
  • 작성일 : 2018-04-21 01:43:41
    <목수들> 이태준
     
    하루는 톱질꾼 하는 노인들이 땀을 씻느라고 쉬었다가 물들을 마시었다.
    "내 한 번 비싼 물 사먹어봤지!"
    "어디서?"
    "저어 개명앞 가 일허고 오는데 그때두 복지경이었나 봐. 일손을 떼구 집으로 오는데 목이 여간 말러야지. 마침 뭐라나 이름두 잊었어... 그런데 참 양떡으로 만든 고뽀가 다 있습디다그려. 거기다 살짝 담아 주는데 으수덛물진 푸석얼음이야. 목구녕은 선뜩썬뜩 허드군...."
    "오, 거 앗씨구리로군그래."
    "무슨 구리래나... 헌데 그런 날도적놈이 있어!"
    "으째?"
    "아 목젖이 착근착근하는 맛에 두 고뽈 먹지 않았겠수"
    "을말 물었게?"
    "고작 물에 설탕 좀 타 얼쿤 거 아니겠소?"
    "그렇지 물 얼쿤거지. 어디 얼음이나 되나. 그게 일테면 얼쿠다 못 얼쿤 게로구려"
    "그러니 얼쿤 거래야 새누깔만헌대루 물이 한 사발이 들었을 거야? 그걸 숫제 이십 전을 물라는군!"
    "이십 전! 딴은 과용이군."
    "기가 안 막혀? 이십전이면 물이 얼마야? 열 지게 아뇨? 물 스무 초롱 값을 내래 그저.. 그런 도적놈이 있담!"
    "앗씨구리란게 워낙 비싸긴 허대더군"
    "그래 여름내 그 생각을 허구 온 집안이 물을 다 맘대로 못 먹었수......" (이태준, 목수들)

    - 출처는 아마 <무서록>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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