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분류]수업 일기
  • 관리자
  • 작성일 : 2018-04-20 21:31:23

    예전에 학교에서 학력신장비로 '교과별 핵심 요약 노트' 만들어서 주라고 핵심 정리 좀 하라길래,

    국어과에서는 그런 핵심 지식 정리해 놓은 건 전혀 필요없다. 예산이 남아 돌면 '국어 공책'이나

    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다. 치열한 투쟁 끝에 얻어 냈고, 디자인은 코넬노트를 응용해서 내가 했다.

    매시간 마치기 3분 전에 공책 마지막 줄에 '수업 일기'를 쓰도록 하였다.

    코넬노트를 싸게 살 방법이 있으면 지금도 계속해 보고 싶은데, 일반 줄공책에는 예쁘게 써지지 않는다.

    옆자리 사회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매번 공책에 줄을 그어서 3단 코넬노트를 만들라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그렇게 귀찮은 일을 시키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아쉬워만 하고 있다.

    어쨌든, 언제나 신선하고 비장한 수업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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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은 시의 흐름, 소설, 수필, 희곡의 흐름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 퀴즈도 아주 재미있었다. 또 내가 모르는 소설, 수필 등을 알아서 좋았고, 기회가 되면 읽어볼 생각이다. 퀴즈에서 긴장도 되었지만 짜릿한 경험이었다. 내 자신이 똑똑해진 느낌이다.

    2. 이번 시간에는 국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배웠고 어떻게 국어를 배우는 지에 대해 배웠다. 김중수 선생님은 항상 뭔가 다른 수업을 하시는데 이번에도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배웠나 돌아보게 하는 수업이었던 것 같아 후회가 되기도 했고 아련한 기분이 들었다. 학교 교과서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짜 국어가 무엇인지 본질을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신선하고 비장한 수업이었다.
    -2011년, 학생들의 수업 일기 중에서

    논문 쓰다가 틈틈이 월요일 수업 준비도 하고 있는데 옛날에 어떻게 가르쳤는지 뒤지다가 이런 게 보여서 읽어봤는데,, 저 때는 뭔가 나도 확신에 차 있었고, 뭔가를 열심히 가르친 것 같은데,, (연말 소감에는 나에 대해 "신마저 내려다볼 자신감"이라고 표현한 학생까지 있었으니..)
    요즘은 내 수업의 방향성이 좀 바뀐 것 같다. 7차 에서 7차 개정으로 교육과정이 바뀐 것도 한 몫하지만, 배움의 공동체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고.. 수업에 대한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느끼던 차였는데, 저 글을 다시 읽으니 확실히 옛날과는 달라졌음을 알겠다.
    얼른 논문 끝내고 수업만 열심히 고민할 시간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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