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 사이의 소통은 언제나 그렇습니다. '이제 알았어!'라든지 '그 이야기는 벌써 들었다니까'라는 것은 '나는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이해했습니다'라는 우호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오히려 '알았으니까 그만 잠자코 있어'라는 소통의 중단을 선언하는 신호입니다.
2. 대화가 이어지게 하는 것은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하지만 대화는 이해에 도달하면 끝나버리죠. 그래서 우리는 '이해하고 싶지만 동시에 이해에 도달하는 것을 가능한 한 뒤로 미루고 싶다'는 모순된 욕망을 안고 있습니다.
3. 결국 우리는 이해를 바라면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는, 공중에 떠 있는 상태를 가능한 한 연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4. 오해의 여지가 없는 소통이 아니라 오해의 여지가 확보된 소통이야말로 우리가 소통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우치다 타츠루, <스승은 있다(원제: 선생님은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