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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객관적 상관물과 감정이입에 대한 질문입니다!
- 익명
- 작성일 : 2020-10-13 01:27:34
안녕하세요 선생님, 현대시 공부를 하다가 객관적 상관물과 감정이입에 궁금증이 들어서 질문드립니다.
먼저 객관적 상관물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객관적 상관물은 '정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서를 환기시키는 방법'이고, 예시로 '수술대 위 마취된 환자처럼/저녁놀이 하늘에 퍼뜨려지거든'(엘리엇, J.앨프릿 프루프록의 연가)에서 '수술대 위 마취된 환자'를 들 수 있다고 합니다.(시와 함께 배우는 시론, 165p) 그리고 객관적 상관물은 이후 현대시의 대표적인 기법이 되며 '어떤 상황이나 정서를 나타내는 상징적 형상'으로 확대된다고 하는데, 이럴 경우 시의 비유에 동원된 보조관념들을 모두 객관적 상관물로 볼 수 있다는 것인가요?
또 한 책에서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진달래꽃'이 화자의 개인적 정서와 관계있으면서도 이별하는 남녀 관계에서 버림받은 여자가 혼자 말하는 존재가 되어 있는 객관적 정황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진달래꽃'을 감정을 드러내는 객관적 상관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한국 현대시 500선 下, 125p) 객관적 상관물 개념이 헷갈려서 다른 자료를 보니 '객관적 상관물은 감정이입을 포함하면서 화자의 정서에 기여하는 모든 대상이나 정황'(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 네이버 지식백과)이라고 하며 이용악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의 '풀벌레 소리'를 예시로 들고 있었습니다.
객관적 상관물을 처음 언급한 엘리엇의 예시는 객관적 상관물인 것을 알겠는데, 뒤의 두 예시는 불투명합니다. 진달래꽃은 시인이 정서를 객관적으로 드러내려는 소재가 아닌 것 같고, 풀벌레 소리가 객관적 상관물이라면 시에서 호명된 대부분의 소재를 객관적 상관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객관적 상관물이 감정이입을 포함한다고 하는데, 감정이입 표현에서 대개 '슬피 운다', '섧게 운다' 같이 직접적인 감정 표출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객관적 상관물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두서없이 쓴 질문이라 다소 난잡하지만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려주시는 자료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