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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교육멘토) 교사가 모르는 답이 있을 때
- 관리자
- 작성일 : 2020-08-17 21:56:08
>Q. 전공한 과목이 아닐 경우 미리 학습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다 하더라도 모르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민하고 해왔던 방법은 학생에게 선생님도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얘기하고 선생님도 공부할 시간이 필요함을 알리고 학습한 후 지도하거나 학생과 함께 모르는 부분의 해법을 찾아보거나 의논해 왔습니다. 저의 방법에 대한 선생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Q. 안녕하세요? 글을 잘 읽었습니다. 토의주제에 대한 답이 없어서 메일보냅니다. 배정 받은 멘티 학생이 학습지도를 바라는 과목이 멘토교사가 전공한 과목이 아니라 잘 모르는 경우에 어떤 식으로 학습지도를 할 수 있을 지 토의해보자. 제 생각은 학생들과 같이 검색을 해보며 문제를 찾아가자인데 정확한 답이 아니라서 여쭙습니다.
>Q. 학생들이 질문했을 때 제가 대답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면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럴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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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경우, 학생들이 질문하면 교사(멘토 포함)가 답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교사는 답을 알고 있고 학생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관계가 조금 더 지속되면 나중에는 ‘교사는 모든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과 ‘학생은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고정되게 됩니다. 교사가 답을 안다는 상황과 교사가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상황은 아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교사 스스로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와 학생의 차이점을 간단히 말하자면, 교사는 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첫째, 학생들이 ‘지식 자체’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영어 단어 뜻이 뭐예요? 이 사건이 일어난 연도가 뭐예요? 이 물질은 원소 기호가 뭐예요?” 이런 경우는 인터넷 검색하거나 교과서의 해당 페이지를 찾아보게 합니다. 절대 교사가 대신 찾아보고 알려주면 안 됩니다. 둘째, 학생들이 문제집을 보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뒤쪽의 해답을 보고 알아내라고 합니다. 수학만이 아니라 국어, 과학 등도 모두 해답에 해설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해답의 풀이과정을 보고도 이해를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교사는 해답의 ‘해설’ 부분을 쉽게 설명해 주면 됩니다. 셋째, 학생들이 해답이 없는 문제를 물어볼 때입니다. 모든 문제는 맥락이 있습니다. 해당 단원에서 가르치는 지식이나 공식을 응용하여 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을 학생들에게 되묻습니다. 학생들이 지식이나 공식을 알고 있는데 응용이 안 되는 경우는 학생들이 일단 대답을 합니다. 교사는 그걸 바탕으로 적용하여 풀어 주면 됩니다. 학생들이 지식이나 공식을 모르는 경우, 학생들에게 우선은 해당 단원의 지식이나 공식부터 알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은 교과서에 보통 적혀 있습니다. 교사는 그걸 바탕으로 적용하여 풀어 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국어 전공이지만 학생들이 교실에서 무슨 운동에너지 위치에너지 문제를 푸는 것을 어려워할 때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공식 같은 건 하나도 모르지만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변할 때 어떤 원리가 있냐?”라고 물어보니까 아이들이 “제곱에 반비례한다.”라든가 비슷한 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이 높이만큼 내려온 경우에 위치에너지가 이만큼 줄어들었으니까 운동에너지가 이만큼 늘어났겠네.”라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에도 제가 아는 공식을 적용해서 풀지 않고 아이들에게 풀이에 필요한 공식을 순간순간 물어봐 가면서 풀어준 적도 있습니다.
가장 안 좋은 것은 교사가 “내가 알아보고 가르쳐 줄게.”라고 답한 다음, 혼자 여기저기 질문하거나 검색을 해 보고 다음 날 와서 “내가 알아냈으니까 가르쳐 줄게.”라고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이게 왜 안 좋으냐 하면, 학생들이 문제의 답은 배우게 되지만, 문제의 답에 도달해 가는 과정을 배우는 기회를 막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학생보다 많은 지식을 이미 가진 상태에서 문제를 접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교사가 자신을 학생들과 동일한 지식 조건을 가졌다고 전제하고, 내가 아는 지식이 현재 이러한 상태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 가는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 조각들을 어떻게 수집해 내는지, 그런 정보 조각들을 이 문제 상황에 맞게 어떻게 재구성해서 마침내 답을 발견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본 학생들은 나중에 또 문제를 풀다가 막힐 때, “선생님한테 물어봐야겠다.” 하기 전에 “아, 그 선생님이 모르는 문제를 풀 때, 이렇게이렇게 해나가던데, 나도 그렇게 해 봐야겠다.”하는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줄 아는 학생으로 자라나는 것입니다.
어른들 중에도 컴퓨터가 어려울 때, 새로운 업무를 배울 때,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스스로 찾아서 해결하지 못하고 남에게 늘 의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그런 어른으로 길러서는 안 되겠지요?
참고로, 학생이 질문했을 때, 멘토 교사 자신이 그 답을 정확히 알고 있더라도 절대 교사가 답을 곧바로 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어디가 어렵니?” “어디까지 풀었니?”라는 질문으로 학생이 막히는 부분을 확인한 다음 그 상황에 맞추어 첫째, 검색하여 정보 찾기, 둘째, 해설 보고 이해하기, 셋째, 순간순간 필요한 공식과 지식을 되묻기 하여 학생들과 대화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훈련시키도록 하세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소크라테스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