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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작성일 : 2020-08-10 00:34:35
익명 님의 글입니다.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관한 질문입니다. 모음의 제자 원리를 보면 상형과 합성으로 10개의 모음을 만들었다고 나옵니다. 그 후 'ㅘ', 'ㅝ'등은 기본글자와 초출자, 재출자를 같이 쓰면서 만들어진 합용자라고 하는데요. 학생들에게 합성과 합용을 어떻게 설명하는게 좋을까요?
?엄밀히 말하면 합성의 원리라는 건 훈민정음 에 없습니다. 초출, 재출을 기술한 교과서나 책들을 보다보면
"아래아와 ㅣ를 합성해서 ㅏ를 만든다." 처런 적힌 경우가 많습니다만,
훈민정음에는 그냥 "합해서 만든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합성해서 만든다"라고 쓰면 역전앞과 같은 동어반복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천지인 기본자: 상형
초출, 재출자: 합
그외 모음: 합용
이렇게 되지요.
"합" 또는 "합성"은 문자의 제작원리이고
"합용"은 문자의 사용원리이므로 근본이 다릅니다만,
아이들이 그렇게 하면 잘 모르기 때문에 저라면 이렇게 설명하겠습니다.
"합용"은 자음에도 적용되고 모음에도 적용된다. 자음이든 모음이든 "합용"하고 싶으면 좌우로 나란히 쓴다.
ㄷㄷ 은 ㄷ을 합용해서 나란히 쓴 거고
ㅂㄷ 은 ㅂ과 ㄷ을 합용해서 나란히 쓴 거고
ㄹㄱ 은 ㄹ과 ㄱ을 합용해서 나란히 쓴 거다.
그리고
애는 ㅏ와 ㅣ를 나란히,
와는 ㅗ와 ㅏ를 나란히
의는 ㅡ와 ㅣ를 나란히
웨는 ㅜ와 ㅔ를 나란히 쓴거다.
합성으로 만든 ㅏㅑㅓㅕ ㅗ ㅛ ㅜ ㅠ는 두 문자를 나란히 쓴 게 아니므로 합용과 다르다.
각자병서는 같은 자음을 나란히 쓴 거고
합용병서는 다른 자음을 나란히 쓴 것이니
병서는 "나란히"가 중요하고 합용은 "다름"이 중요하겠네요.
ㅗㅏ ㅜㅓ ㅗㅐ ㅜㅔ는 있어도
ㅏㅏ, ㅓㅓ를 이어쓰는 글자가 없는 것도 "합용"에 서로 다른 모음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로 그러한 성질 때문에 해례본에서
초출, 재출자는 두 글자가 합쳐서 "이루어진다" 라고 썼고
이중모음자는 두 글자가 합쳐서 "된다" 라고 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