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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거꾸로 수업 하실 때, 동영상 안보고 온 아이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 관리자
- 작성일 : 2020-08-07 09:26:25
트루쌤 님의 글입니다.
>지난번 품사 수업을 선생님이라면 거꾸로 수업으로 기획하시겠다는 답변을 듣고 간단한 설명 + 모둠끼리 단어 분류하기로 기획했는데, 개념이 명확히 서서 그런지 탐구 때보다 잘 배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문법 단원에서 하시는 거꾸로 수업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혹시 영상을 보지 못한 경우에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백지에 모둠끼리 재인하는 과정과 비교확정하는 과정을 통해 해결하시나요?
보충 답변 드릴게요.
(1) 당일 아침에 그날 국어수업 든 교실을 돌면서 어제 영상 안 보신 분? 찾아서 자습 시간에 미리 보게 합니다.(어차피 5~10분이니까 금방 봅니다.)
- 교사가 좀 귀찮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교에서는 아침 자습 시간 없이 학생 등교 직후 조례-1교시 이렇게 되다보니 이 방법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2) 수업 시작 직전 쉬는 시간에 교실 찾아가서 어제 영상 안 보신 분? 찾아서 쉬는 시간 동안 보게 합니다.
- 나쁘지는 않은데 학생의 쉬는 시간을 뺏아야 하니 좀 미안하고 교사도 쉬는 시간이 없어져서 속상합니다.
(3) 수업 시작과 동시에 다른 학생들은 어제 보고 온 영상을 정리하는 동안 안 보고 온 아이들은 그 사이에 보게 합니다.
- 이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고 저도 주로 이렇게 합니다.
(4) 모둠활동할 때 어제 본 영상 내용이 기억나지 않으면 언제든지 영상 꺼내서 보게 합니다.
- 이건 영상을 안 본 학생뿐만 아니라 보고 온 학생에게도 해당하니 패스.
(5) 수업 시작과 동시에 각자 휴대폰이나 태블릿pc로 디딤 영상을 5~10분간 보고 보통의 거꾸로 수업처럼 모둠별로 내용을 재인하고 이어서 탐구를 합니다.
- 수업 시간이 10분 정도 줄어들어서 아쉽지만 이런 방법도 나쁘지 않습니다.
(6)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 수업 시작하면, 어제 보고 왔어야 할 디딤 영상을 교실의 TV화면으로 반 전체 학생들과 함께 시청하기. 첫째, 전체 화면으로 시청하는 것보다 이어폰 끼고 혼자서 듣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둘째, 보고 온 아이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셋째, 한 번 그렇게 틀어주면 다음 시간부터는 아무도 미리 보고 오지 않게 됩니다.
(7) 대다수의 아이들은 착해서 교사가 보고 오라고 하면 잘 보고 옵니다. 어차피 수업 시작과 동시에 영상에서 본 내용을 모둠별로 재인하는 시간을 준다면, 그리고 영상을 보고 오지 않은 아이들이 모둠별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면, 디딤 영상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친구들이 영상의 내용을 재인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습 내용을 익히게 됩니다. 그러면 "영상을 보고 왔냐 안 보고 왔냐" 하는 형식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서 "이 학생이 이 내용을 알게 되었냐 아직 모르느냐"라는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디딤 영상을 수업 시간에 탐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일 뿐, 그 자체로 완결된 '인강' 같은 개념은 전혀 아닙니다. 그러니 디딤 영상 없이도 수업 시간에 탐구를 할 수 있다면 디딤 영상을 봤다, 안 봤다와 같은 일차원적인 문제는 사실 교사의 고민에 포함될 필요가 없습니다.
교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디딤 영상을 보고 온 아이들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 어떤 탐구를 할 수 있게 활동을 구성할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명사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품사이다. 예는 하늘 ,바다가 있다.' 라고 설명하면 1분만에 설명이 끝납니다. 그런데 왜 아이들이 이 쉬운 내용을 그렇게 어려워할까요? 반대로 아이들에게 이 내용을 쉽게 이해하게 도우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수업 시간에 수많은 예를 통해 '이게 명사일까?', '이것도 명사야?', '이게 명사인 것 같은데?' 하면서 탐구할 충분한 시간을 주고, 충분한 사례를 주고, 함께 토의할 친구들을 붙여 주고, 함께 토의해도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면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수업을 이끌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플립 러닝이라고 해서 '영상을 수업시간이 아니라 집에서 미리본다'라는 '플립' '거꾸로'의 개념에 갇히면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플립'이 아니라 '러닝'입니다. 교사는 '플립'에 대한 장벽을 어느 정도 넘어선 다음에는 '러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니 '플립'하지 않고 '러닝'할 수 있는 수업은 굳이 거꾸로 수업을 할 필요도 없는 거고요.
예를 들어서,
- 지난번 품사 수업을 선생님이라면 거꾸로 수업으로 기획하시겠다는 답변을 듣고 간단한 설명 + 모둠끼리 단어 분류하기로 기획했는데, 개념이 명확히 서서 그런지 탐구 때보다 잘 배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문법 단원에서 하시는 거꾸로 수업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혹시 영상을 보지 못한 경우에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이런 경우라면, 교실에 (1) 영상을 보고 온 친구들 (2) 영상을 보지 않고 온 친구들 이 섞여 있고, 활동은 모두 동일하게 "모둠끼리 단어 분류하기"라고 칩시다. 그런 경우 영상을 보지 않은 (2)의 아이들은 (1)의 아이들과 섞여서 단어 분류하는 활동을 하는 중에 의사소통을 통해, 눈치껏, 스스로 탐구하여 '품사 디딤 영상'에서 보았어야할 내용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