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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변] 문학의 심미적 가치
  • 관리자
  • 작성일 : 2020-03-03 23:26:34
    보통 문학 작품이 심미적 가치를 지녔다고 보잖아요.. 이 때의 심미적 가치는 꼭 아름다운 것 뿐만 아니라, 슬프고 괴롭고, 추하거나 웃긴 것도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면,, 미적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감동 때문일까요?,,, 삶의 진실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동이요... 그렇다면 미적 가치와 감동을 거의 동일하게 여겨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감동이 느껴지기 때문에 미적가치가 있는 것이다..)

    원래 문학에서 심미적 가치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게 아닙니다.
    심"미"가 들어가는 걸 보고 교과서 집필자들이 '아름다움'을 중심으로 단원을 구성해서 그래요

    심미적 가치는 아주 간단히 말하면 , "내용과 형식의 일치에서 오는 쾌감"을 말하죠. 그게 있다면 그 내용이 악하든 추하든 "심미"가 되는 거구요.
    교사들이 문학을 내용적으로 많이 접근하고 구조나 형식을 분석하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심미적 체험을 스스로도 잘 못느끼고,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줄 방법은 더 없지요.
    잘 쓴 문학비평문을 읽으면거 가끔 소름이 끼친다면 그 순간이 심미적 체험을 하는 순간입니다. 어떤 분은 "문학평론"을 "감동의 정체를 밝히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질문 속에 '심미적 가치'를 '감동'과 연결시켰는데, 내용만으로 마음을 울리는 건 '신파/멜로드라마'도 할 수 있지요, 그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고, 그것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반 독자에게, "왜 이 작품이 감동적인가"를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문학평론/비평/해석/감상입니다.

    예전에 7차에 육체미소동 이라는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는데 그런 작품을 읽으면서 심미적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내용은 전혀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http://jangi.net/RG/rg4_board/view.php?&bbs_code=free&bd_num=70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은 명작이지만, 흠집하나없는 완전무결은 아닙니다. 나룻배가 있고, 행인이 있는데, 행인이 떠나고 나니, 행인이 있어야 비로소 나룻배가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불교의 연기설)에 도달한다면, 작품의 마지막 연은 다음과 같이 고쳐쓰는 게 더 폭넓은 의미를 구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볼 줄 아는 눈을 심미안 이라 부르고, 그것을 작품 속에서 자꾸자꾸 발견해 나가는 일을 심미적체험이라 부릅니다. 마지막연에 주목해서 비교해보세요.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당신은 행인
    나는 나룻배.

    사랑손님과 어머니 가
    1902년생 김지영이 되지 않고 낭만적 인 작품으로 남은 것도 
    옥희라는 서술자를 설정한 형식미에서 오는 거고요.

    주인공시점이든 3인칭이든,
    어머니 본인을 중심으로 서술했다면
    강고한 사회체제에 개인이 패배하는 작품이 되고 분위기는
    운수좋은날이나 나아가 최서해의 탈출기에 방불하게 됐을 겁니다^^
    근데 그정도의 주제의식을 가지지 않은 작품이라면
    옥희를 화자로 내세워 이정도에서 타협하는게 작가의 최선이었던 거고요^^

     마지막으로,
    그 형식과 내용이 어긋난 작품이 많습니다. 교과서의 작품들도 그렇고요.
    그게 작가의 의도가 아니라면 단순실수나 역량의 미숙이므로,
    이것은 좋은 작품, 이것은 덜 좋은 작품, 이건 쓰레기, 이렇게 가릴 수 있는 힘이
    심미안, 즉 아름다움을 가릴 줄 아는 눈이고, 그것이 바로 12인간의 문학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할 목적지입니다.
    좋은 글과 나쁜글,
    글만이 아니라
    좋은 현상과 나쁜 현상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을 가릴 수 있는 어른,
    고급독자가 되는 것이지요.
    윤리적인 일반론에서
    "좋은"을 아름다움 으로,
    "나쁜"을 추함 으로
    바꾸면 미학적인 문예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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