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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작성일 : 2019-12-22 23:42:33
익명 님의 글입니다.
>이때 듕국도 구개음화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지 않나요?? 제가 갖고 있는 참고서나 해설에
>듕국은 구개음화가 적용되지 않은 것이라는 해설이 없어서요
>듀 가 이중모음 ㅠ 니깐 ㅣ+ㅜ 로 보는거 아닌가요?
이 질문을 바꿔 보겠습니다.
문제1. 'ㄷ'이 'ㅣ'나 반모음 'ㅣ'를 만나 'ㅈ'로 바뀌는 현상과 관련된 단어를 어제서문에서 찾으시오.
우선은 펴디, 사맛디, 가 답이 되겠지요?
듕귁은 어떨까요?
문제1에서 의도한 것은 아마 한국어에서 '통시적인 구개음화' 현상이 적용된 단어를 찾으라는 뜻일 겁니다. '펴디, 사맛디' 는 '펴지, 사맛지'가 되니까 통시적인 구개음화 현상이 적용되겠지요?
유의사항1. 그런데 '사맛디'는 과연 후대에 '사맛지'라는 단어가 문증되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한국어에 'ㄷ,ㅌ의 구개음화' 현상이 생기기 전에 '사맛다'가 먼저 사라졌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유의사항2. '듕귁'은 과연 후대에 '통시적인 구개음화' 현상에 의해 '중국'이 된 것일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원래 당나라 송나라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에 수입된 발음은 [듕]이었습니다. 그런데 ㄷ+반모음ㅣ의 발음이 구개음화를 거쳐 명나라시기(조선근처)에 [중]으로 발음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세종의 입장에서는 '듕'이 맞는데 자꾸 '중' 하는 게 옳지 않다고 여겨져서 '듕'을 포함해서 모조리 옛날 원칙대로 되돌리라고 명령합니다. 그게 동국정운입니다.
그러니 15세기의 '펴디'가 나중에 '펴지'가 되는 현상과
15세기의 '듕'이 나중에 '중'이 되는 현상은 서로 다른 현상이 맞습니다.
하지만 "통시적인 구개음화 현상과 관련된" 이라고 묻는다면, 15세기 이전에 [듕]이 [중]으로 구개음화되었으므로, '통시적인 구개음화 현상과 관련된' 단어에 '듕귁'을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귁] 역시 그 당시에 [국]으로 발음하던 거였는데, 세종의 명으로 [귁]이 된 예입니다.)
문항에서는 '문두'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냥 대충 옳은 것을 고르시오, 라고 문두를 작성해서는 안 됩니다.
예전에 이명박 정권 당시에 [오렌지]를 [어륀쥐]로 쓰자고 했던 것도 동국정운식 발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