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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변] 었었
  • 관리자
  • 작성일 : 2019-06-30 06:49:17
    익명 님의 글입니다.
    >
    >선생님, 시험 공부 중인데요,
    >'-었었다-'는 없는 표현인데도 책에서 이렇게 쓰이는 이유가 뭐에요?

    [답변] 시험 공부 열심히 하는구나.


    이건 문법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건데,,
    1.  -었- 이라고만 하면 되는데 -었었-을 쓰는 이유는
    역전 앞, 야심한 깊은 밤처럼 사람의 마음속에 뭔가 자꾸 중복해서 쓰고 싶은 심리가 있기 때문이야.
    잊어지다나 잊히다 하면 될 걸 '잊혀지다'라고 하는 것도 그렇게 겹쳐서 말하면 '잊히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기 때문이고
    주차했다, 소개했다, 하면 될 걸 주차시켰다, 소개시켰다 이렇게 중복으로 말하는 거고
    아주 옛날에는, 이런 말도 있었어. 잘 봐.
    '사동'은 -이히리기우구추-가 붙지? 자다, 서다 의 짧은 사동은 이 중에 뭘 붙일까?
    옛날에는 여기에 '-이-'를 붙였어. 자+ㅣ+다=재다(?), 서+ㅣ+다=세다(?) 이상하지만 이렇게 썼어.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재다, 세다에다가 사동의 의미를 강조하려고'-우-'를 한 번 더 붙인 거야.
    그러면 재+우+다=재우다, 세+우+다=세우다 이제 우리가 아는 말이 되었지?

    2.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뭐냐?
    원래 틀린 말을 사람들이 계속 쓸 때 두 가지 반응이 있다는 거야.
    첫째는, 틀린 말 쓰면 안 된다고 자꾸 금지하는 반응.
    둘째는, 틀린 말 쓰면 좀 어때? 하면서 그냥 쓰는 반응.
    근데, 첫째의 자꾸 금지하는 반응은 오래 버티지 못해. 사람들이 워낙 많이 쓰니까.
    그래서 세번째 네번째 반응이 있어.
    셋째는, 틀린 말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할 수 없이 인정해줄게.
    넷째는, 인정해주는 단계가 너무 오래 되면, 틀렸는데 인정해주는게 아니라 원래부터 맞는 말인줄 알고 쓰는 단계.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 맞다고 50년을 싸웠지만 결국 지금 '짜장면'이 표준어가 됐고
    '너무'는 원래 '너무 싫어'처럼 안 좋은 의미에만 써야 되는 게 맞지만 사람들이 하도 많이 쓰니까 '너무 좋아'도 맞는 말이 됐고.
    어떤 새로운 말이 나타나면 보통은 첫째 반응과 둘째 반응이 싸우다가 셋째로 정리되는 걸 알 수 있지.
    (물론, 셋째 단계에 들어서도 여전히 '그러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남아 있어.)
    '잊혀지다'도 지금 자꾸 금지하고 있지만 어떤 책에서는 거의 셋째 반응으로 넘어간 상태야. 어떤 책은 여전히 첫째 입장을 유지하고.
    '재우다, 세우다'는 완전히 셋째 반응으로 넘어간지 너무 오래돼서 원래 맞는 표현인지 틀린 표현인지 싸우는 사람도 없지.
    역전 앞, 야심한 깊은 밤, 주차시키다, 소개시키다는 아직 첫째 반응이 많고,
    결론은.
    '었었'은 원래 중복되어 어색한 표현이었는데, 사람들이 중복해서 쓰는 심리가 많으니까 지금은 거의 셋째와 넷째 단계에 도달한 표현이 된 거지.
    서현이가 캡쳐한 "이오덕" 선생님이 쓴 글은 아주 오래 전에 '었었'에 대하여 '첫째 반응과 둘째 반응이 싸우던 단계'에 쓰신 글이야.

    3. 이건 마치 비유하자면,,
    학교에서 머리 길이나 화장을 규제하지만 학생들은 그걸 막 어기지.
    첫째 교사: 그러면 안 된다.
    둘째 교사: 그럴 수도 있지.
    이 단계가 지나가고 나면
    셋째 단계: 학생으로서 좀 그렇지만 머리 길이는 허용해 줄게. 하지만 화장은 안 돼.
    넷째 단계: 머리 길이가 허용된 후에 입학한 학생들은 원래 "우리 학교는 두발 자유"라고 생각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지금, '었었'은 대략 셋째 단계이고,  '재우다'는 넷째 단계에 도달한 '머리 길이 규제'와 같은 상태이고
    '잊혀지다'나 '주차시키다'는 아직 셋째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화장 규제'와 같은 상태라고 볼 수 있지.
    이해 안 되는 부분 있으면 질문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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