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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작성일 : 2018-03-28 23:17:41
>올해 발령을 받은 신규 교사입니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할 때까지 교사가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공백의 어색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맞아요. "누구 얘기해 볼 사람?", "이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질문을 던졌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으면.. 어색한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교사가 자답(自答)을 해 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무작정 기다리자니 시간도 아깝고 교사 본인도 어색하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요, 모둠 활동을 하고 활동 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에는, "자, 누가 먼저 여기에 대해 말해 볼 사람?" 해 놓고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저는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 눈을 감고 기다립니다.ㅎㅎ)
그런데, 만약, 어떤 아이한테 "이게 뭘까? 여기에 들어갈 말은 뭐지?" 이렇게 물었는데 답을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간다면, 그 때는 즉시 4명씩 둘러 앉아서 그 질문에 대해 1분간 의논하게 한 다음 다시 물어야 됩니다. 아이가 모르는데 기다리기만 한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책인 더그 레모브의 <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습니다. 159쪽의 인용입니다.
기법25. 학생들에게 대답을 준비하는 시간을 주어라.
‘학생들에게 대답을 준비하는 시간을 주어라“ 기법은 말 그대로 질문을 한 후에 전략적으로 몇 초 동안 뜸을 들이거나 학생이 답을 하기 전에 잠시 기다려주는 것이다. 앞의 기법이 생각할 틈 없이 재빨리 질문을 함으로써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기존 지식을 알고 있는지 재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이 기법은 시간을 통해 학생 스스로 사고를 깊이 하여 답변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플로리다 대학 교육학과 교수인 메어리 버드 로우는 이러한 준비 시간에 관한 연구의 창시자였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질문을 한 후 1초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준비하는 시간을 주지 않으면 학생들은 빈약한 답을 제시하게 되므로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손을 들고 답하려는 학생에게 2초 후에 답을 하도록 하면, 학생들은 자신이 준비한 답이 최선인지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좀더 수준 높은 답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버는 셈이다.
학생들이 내놓는 답변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한 연구를 보면 학생들에게 질문한 후 3~5초 정도 기다려줄 때, 다음과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한다.
· 학생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반응했고 정답을 맞히는 확률도 증가했다.
· “잘 모르겠어요”라고 하면서 포기하는 학생의 수가 줄어들었다.
· 답을 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손을 드는 학생이 많아졌다.
· 답의 이유를 제시하는 정도가 증가했다.
그러나 교사가 질문을 한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훈련을 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학생들 역시 교사의 기다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게 하려면 먼저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 기법을 사용하는 교사들은 더욱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3초 동안 무엇을 해야 더 생산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학생들에게 왜 대답을 준비하는 시간을 주는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해 주면 좋다.
1. “나는 더 많은 학생이 손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2. “나는 정답을 듣기 전에 최소한 열다섯 명 정도가 손드는 것을 보고 싶단다.”
3. “나는 이 질문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시간을 더 주는 거야. 너희들이 처음 생각한 것이 최고의 답이 아닐 수도 있어.”
4. “나는 여러분이 생각을 좀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봐. 여러분이 더욱 깊이 생각하도록 나는 몇 초 더 기다리려고 해.”
5. “해당 장면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방금 읽은 내용으로 되돌아가서 살펴보아야 할 것 같아. 너희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거야.”
6. “여러분이 대답할 문장이 어디 있는지를 찾아보자.”
7. “10초를 센 후에 대답을 듣겠어.”
8.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있구나. 다섯, 여섯, 좋아. 오답을 말할 부담을 안고서도 더 나아지려고 하는 모습이 바람직하구나.”
위의 예시 문장에서 강조하는 것은 모두 다르다. 1번 문장은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를 독려하는 것이다. 2번 문장은 집단의 목표를 강조해서 학생들이 질문에 대답하기를 독려하는 것이다. 3번 문장은 학생들에게 스스로 한번 더 점검하고 두 번째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4번 문장은 학생들에게 신중해질 것을 제안한다.
5번 문장은 준비 시간 동안에 생산적인 활동을 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6번 문장에서는 정답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지적하면서 해야 할 행동을 구체적으로 강조한다. 7번 문장은 학생들이 좀더 분명하고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는 것이다. 8번 문장은 학생들이 해야 할 긍정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제시하면서 답을 잘 모르는 학생에게도 답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최고의 교사들은 대답을 준비하는 시간에 학생들이 가장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특정한 행동을 강화해 준다. 최고의 교사들은 준비하도록 시간을 주면서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