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위니에 중,고등학생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논술을 쓸 일이 있을 때 도움이 되라고 글 하나 남깁니다. 예문을 써 주신 베스트매니아즈님 감사합니다.
'개요'의 검은 부분은 베스트매니아즈님의 글에서 이리 저리 오려 붙여 만든 겁니다.(낱말이나 표현등도 그대로 놔 둠)
(팁: 첨삭은 글의 구조 부분과 글의 표현 부분으로 크게 나누어 진다. 구조는 논술문의 개요가 올바른가를 따지는 것이고 표현은 문장과 낱말이 어법에 맞고 상황에 적절한가를 따지는 것이다.
개요는 글의 뼈대를 말한다. 개요에서 신경 쓸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글은 처음, 가운데, 끝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글을 쓰게 된 '배경, 글의 주제, 써나가는 순서'가 필요하다. '가운데'에는 '설명과 예시' 또는 '주장과 근거'가 필요하다. '끝'에는 '가운데의 요약, 주제의 반복, 전망의 제시'가 필요하다. 둘째, 각 부분들은 문단으로 이루어진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중심 생각만 들어 있어야 한다. 한 문단은 중심 생각을 나타내는 중심 문장과 여러 개의 뒷받침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문단 이하의 첨삭은 표현을 주로 본다.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단은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문장은 어법에 맞게 써야 하고 한 문장에 너무 많은 생각을 담으려 해서는 안 되며 쓸데없는 수식으로 복잡한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문장은 낱말로 이루어진다. 낱말은 생각을 드러내기에 적절하게, 한자나 기타 외국어보다는 우리말 위주로 선택해야 한다.)
1차 첨삭 - 개요 재구성
제목: 칼의 노래를 읽고서
본문:
I. 처음
1. ‘불멸의 이순신’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1) 이순신제독의 일대기를 그린 이 역사 드라마는 요즘 주말 밤에 하는 드라마다.
2) 최근 일본에 대한 시각들이 다원화 되면서,
3) 원균명장론이 네티즌 사이에서 입각되면서
4) 신문 기사 인용 - 1
5) 신문 기사 인용 - 2 → 기사를 인용하여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제목에서 나오는 '칼의 노래를 읽'은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글의 제목을 '불멸의 이순신을 읽고(소설)' 로 바꾸든지 '불멸의 이순신을 보고(드라마)' 로 바꾸든지 아니면 글의 처음 부분에 드라마 이야기에 추가하여 '칼의 노래'와의 연관성 - 드라마를 보고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또는 칼의 노래를 읽었는데 같은 인물을 다룬 드라마라서 흥미있게 보고 있다 등등 - 을 드러내어야 한다.
2. 먼저 나는 이순신제독, 그 인물에 대해 절대적인 찬사를 보내고 싶다. = 만점을 주고 싶다.
1) 그 끝없는 조국에 대한 충성심,
2) 부하에 대한 상관으로서의 자질,
3) 백성들에 대한 사랑 등
4) 많은 부분에서 = 평가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x) 인간미 넘치고(=3) 카리스마 있는(=1,2) 제독으로서 → 충성심, 통솔력, 인간미 세 가지를 칭찬하는 내용이 말만 바꾸어 반복된다. 예시가 필요하다.
3. 나는 이순신제독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생각에 감탄한다.
1) 그의 전쟁 시 사용한 전투 배열에서부터
가. 한 예로 1905년 5월 하치로 제독이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상대하여 일본의 국운을 걸고 일전을 벌였던 전투가 있다.
나. 결국 하치로 제독이 승리하였는데 그는 일본의 영웅으로 지금까지 추앙받는 사람이 되었다.
다. 그러나 그 까닭은 이순신 제독의 학익진과 정자 타법의 비밀을 알아내었기 때문이다.
라. 이를 러시아의 발틱 함대와의 전투에 응용함으로써 승리한 것이다.
마. 하치로는 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이순신을 군신으로 섬겼다고 한다.
바. 여기서 앞에서 말한 이순신제독의 합리성과 체계성이 완벽에 가깝다는 사실이 실증 되었다.
2) 부하들의 훈련,
3) 통제영내 백성들에 대한 자치 → 2. 와 3. 은 둘 다 이순신에 대한 칭찬이지만 2. 는 그의 사람됨됨이를 포착하였고 3. 은 그의 실무능력을 포착하였다. '그는 사람은 좋은데 일처리가 미흡해'라거나 '그는 사람은 좀 재수없지만 일은 잘한단 말이야' 하는 말이 있음을 생각해 볼 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이순신을 칭찬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
하지만, 예로 든 일본 제독 이야기는 1) 전투 배열에 대한 합리성과 체계성일 뿐이고 2), 3) 에 대한 실증은 아니다. 또한 2. 에서 실제적인 예를 들지 않고 3. 에서만 일본 제독 이야기를 예로 든다는 것은 글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일본 제독 이야기를 빼든지, 2. 에서 이순신의 인물됨됨이를 보여주는 예를 찾아서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글의 전체 주제가 등장인물 3명의 비판이라면 이순신이라는 인물에게 너무 많은 분량을 배치하였다. 이순신이야기를 줄이든지 원균과 선조의 이야기를 더 넣든지 해야 한다. → 여기까지 '처음' 단계에 해당한다. 이 글의 개요는 첫째, 제목에 나오는 '칼의 노래'와 본문 내용의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둘째, '앞으로 칼의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이순신, 원균, 선조임금에 대해서 비판해 보겠다'와 같은 안내가 드러나지 않는다. 셋째, 분량상으로 너무 길다. 논술에서는 '가운데'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을 많이 드러내야 하는데 '처음'이 이렇게 길다는 것은 '가운데'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증거가 된다. '처음' 부분의 비중은 글의 25% 정도가 적당하다. '가운데' 가 50%, '끝'이 25% 면 좋다.
II. 가운데
4. 이순신의 부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이순신은 제독으로서는 훌륭할지 모르지만 가장의 책임감이라는 점에서 비판 받아야 할 것이다. = 옥에 티이다.
1) 왜냐하면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집념때문에 가정으로 돌아가 부인을 위로하지는 않았다.
2) 물론 가정에 대한 생각은 백성과 부하에 대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다.
3) 한 예로 고구려 광개토대왕은 기록에 의하면 전쟁터에 꼭 아들과 그의 부인들을 동반 했다고 한다.
4) 이런 점에서 볼 때 이순신제독은 가정에 대해 소홀했다고 말할 수 있다. → '부인'의 입장에서 '이순신'비판. 무난함.
5. 원균에게 있어 ‘장수’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1) 원균은 수급 챙기기에 부지런하던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다.
2) 역사 또한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
3) 따라서 그를 명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비겁한 변명 이예요’라고 말해 주고 싶다. → '누구(?)'의 입장에서 '원균'을 비판하는지 드러나 있지 않음.
6. 내가 만약 당대의 어느 한 사람이었다면 간신들한테 휘둘리는 조선의 14대 임금인 선조를 비판했을 것이다.(=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이순신에 대한 충성심을 역모라고 보는 선조의 어리석음에 한탄하고 끝없는 비판을 했을 것이다.)
1) 심히 미흡한 점
가. 임금으로써의 카리스마,
나. 판단력
다. 등 많은 부분에서
2) '임금으로써의 자질을 잃었다'라고까지 생각
가. 무엇보다도 자신의 신하 대한 믿음이 부족함에 따라 나타나는 의심 → '어느 한 사람(?)'의 입장에서 '선조'를 비판하는지 드러나 있지 않음. 칼의 노래에 나오는 사람 중에 선조를 비판한 사람을 찾든지 마땅한 사람이 없으면 '이순신'의 입장에서 정도를 써 주는 것이 좋음.
7. 덧붙여서 당시 정치체제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던 것 같다.
1) 허울 좋은 왕권강화가 국력의 저하를 초래했다는 결과론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고,
가. 당시 왕권의 명령 없이는 병력을 움직일 수 없었던 이순신제독이 움직일 수 있게 되는데 전쟁 발발 후 15일,
나. 김수 관찰사에 의한 요청이 있은 후 10일이 걸렸다는 점은,
2) 정치체제의 문제는 조선을 명의 속국으로 전락시킨 큰 이유가 되었다. → '인물'에 대한 비판의 글에서 '정치 체제'가 나왔으므로 글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생략해야 함. 좋은 내용이지만 지금 여기서는 글의 전체 주제를 흐리는 역할을 할 뿐. → 여기까지가 '가운데'이고, 인물에 대한 비판의 '요소'는 있으나 그 실제 예가 너무나 적다. 원균이 수급 챙기기에 부지런했던 '이야기'를 글에서 찾아 포함시키고 선조의 미흡한 판단력과 신뢰감 부족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찾아서 포함시켜야 함.
III. 끝
8. 그러나 이순신제독에 대한 나의 존경심은 항상 곧은 칼을 보듯이 한의 자손으로써 꿋꿋하게 지켜 나갈 것이다. (= 나는 이순신 제독을 존경하는 쪽의 이야기를 믿겠다.)
1) 과거 군사 독재 시절에 많은 부분이 왜곡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가. 이순신제독이라는 분,
나. 그 분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이
2) 그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많은 노력도 진행 중이다.
3) 우리에게 역사는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이다.
가. 진실은 당시 시대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
나.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보는 것이 아니라면 단지 추측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왜곡된 쪽과 바로잡는 쪽 중 어느쪽이 이순신을 존경하는 쪽인지 알 수 없다. 좋게 보는 쪽과 나쁘게 보는 쪽을 확실히 구별해야 함. 역사는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이다 라고 너무 쉽게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역사적 진실은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가 알 수 있다'는 주장은 틀렸고 '과거의 일은 직접 보지 못하므로 우리는 아는 것이 아니라 믿어야 한다' 는 주장이 옳다는 것도 나만의 '믿음'일 뿐이다. 3) 의 내용을 빼고 1) 에 좋게 보는 쪽의 의견 2) 에 나쁘게 보는 쪽의 의견 3) 에 나의 의견 과 같은 식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
9. 이순신 장군님 감사합니다. → 주제와 무관하므로 생략. → 여기까지 글의 '끝' 인데 '끝'부분에서는 '이상으로 칼의 노래에 등장하는 등장 인물 3명에 대한 비판점을 살펴 보았다' 등의 멘트가 8. 앞에 필요함.
2차 첨삭 - 맞춤법, 어법, 어색한 표현 등등 첨삭
(맞춤법 등은 하나 틀릴 때 마다 하나씩 감점 대상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써야할 것임. 실제로 배점은 100점이라면 개요가 70점 표현이 30점 정도이므로 비중은 적으나 요즘 학생들은 워낙 맞춤법과 어법, 문장 표현 등에 미숙해서 30점을 다 감점 당할 확률도 대단히 높음.)
이건 북소녀님 첨삭 참고: http://miniwini.com/miniwinis/bbs/index.php?bid=qna&mode=read&id=26193
여기에 추가로 1. "상관으로써의 / 제독으로써" -> "상관으로서 / 제독으로서" : '~의 자격'을 나타낼 때는 '~로서'가 쓰임.(=상관의 자격 제독의 자격)
cf) '~를 이용/도구"를 나타낼 때는 '~로써'가 쓰임.(말로써 그를 제압했다.=말을 이용하여)
2. 띄어쓰기 등등(이건 차마 일일이 다 못하겠어요 ^^)
3. "~하고 싶다/~을 것이다" 와 같은 표현을 '~다' 로 싸그리 다 고친 다음 다시 읽어 보세요. 글이 좀더 좋아 보일 겁니다.
4. '나는', '솔직히' 등과 같은 표현은 없는 것이 낫습니다. '솔직히 ~~다.' 라고 쓰면 그 외의 내용은 거짓말인 것 같잖아요.
5. 글의 전체 주제가 단순한 독후감인지 전에 말씀하신 그 문제에 대한 답인지 몰라서 제가 잘못 말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독후감이라면 무난한 글이고 전에 말씀하신 그 문제에 대한 답이라면 좀 부족한 글인 것 같습니다. 첫째, '이순신의 장점'에 너무 많은 비중이 실렸기 때문에 비판점이 너무 억지스러워 진 것이고 둘째, 다른 인물도 그렇지만 비판의 근거가 되는 실제 이야기가 아예 빠져 있으므로 설득력이 없어 진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지루하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팁(베매님께 드리는 개인적인 팁): 글을 쓰는 순서는 주제 선정-내용 선정-내용 구성-표현-고쳐 쓰기의 5단계입니다. 지금까지 질/답 게시판의 여러 사람들과 저의 글을 보고 '에이 이게 뭐야 욕이나 하고..'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표현-고쳐 쓰기로 이어지는 중간 과정이라 생각하고 고쳐 쓰기를 해 보세요. 그런 후에 글이 완성되는 겁니다. 지금 질/답 게시판에 올린 글은 완성된 글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시고 제 글을 읽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