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맹이 손자를 위해 지은 <훈자오설>이라는 책이 있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통해 손자에게 교훈을 전하는데, 그중 <도둑 이야기>가 교과서에 실려 있다. 아버지 도둑에게 기술을 배운 아들 도둑이 잘난 척을 하자, 아버지가 시험을 해 보자고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집에 숨어 들어갔는데, 아들이 창고에 들어가자 아버지가 밖에서 문을 잠궈 버렸다. 아들은 갇혀 죽기 싫어서 창고에서 '찍찍' 하는 쥐소리를 내며 창고문을 박박 긁었다. 사람들이 쥐를 잡으려고 창고문을 열 때 잽싸게 도망쳤다.
이 작품의 교훈은 "어쨌든 도둑이란 남에게 몹쓸 짓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그 기술을 스스로 터득한 뒤에야 능히 천하에 짝할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거늘, 하물며 선비가 도덕을 닦아서 공명을 이루는 것임에 있어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라고 하므로, 학문을 배우는 게 다가 아니라, 스스로 응용할 줄 알아야 정말로 터득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만약, '교과서에 실려 있다면' 이 작품의 교훈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이 작품을 통해 문학의 소통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