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장 교사들 중에도 '갈등'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갈등'은 인물들이 서로 싸우거나 감정이 상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갈등은 서로 다른 욕망이 대립하는 상태입니다. 갈등을 가르칠 때는 반드시 '욕망'의 대립을 찾아야 합니다. 갈등의 발생과 해소 양상은 주제 의식을 구현합니다.
2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이론에 따르면 인물은 욕망을 직접 달성하기 어려울 때, 모방된 욕망을 추구하게 됩니다. 모방된 욕망은 가짜 욕망이며 그 욕망은 달성되어도 인물에게 행복을 주지 않습니다.
3. <수난이대>로 유명한 하근찬의 소설 <흰종이 수염>이 있습니다. 동길이는 아버지가 징용나가는 바람에 돈이 없어서 사친회비를 못내고 학교에서 쫓겨납니다. 동길이는 기분도 나쁘고 억울해서 학교를 그만둘 생각을 합니다. 마침 징용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학교를 꼭 가라고 혼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한쪽 팔을 잃은 상태로 돌아왔기에 생계가 막막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들은 동길이 아버지를 외팔뚝이라고 놀립니다. 동길이는 아버지를 놀리는 창식이를 마구 때려주고 아버지는 그걸 하나만 남은 팔로 허우적허우적 말리면서 소설이 끝납니다.
4. 주인공 동길이는 '아버지'와 한 번, '친구들'과 한 번의 갈등을 겪습니다. 첫번째 갈등을, 욕망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두번째 갈등을, 욕망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5 결말에서 아들은 싸우고 있고 아버지는 우스꽝스런 몰골로 소용도 없이 말리고 있는 채로 소설은 끝납니다. 나중에 다시 펴봐도 여전히 계속 싸우고 있을 뿐, 집필이 완료된 소설은 더 이상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만약, 작품의 결말에서도 주제를 끌어낼 수 있다면, 이 작품의 주제는 바로 "이와 같은 민족의 비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