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문장의 일
  • 관리자
  • 작성일 : 2020-08-30 00:08:29

    끝내주는 문장을 쓰는 법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3527021
    『문장의 일』스탠리 피시윌북(2019)
     
    글쓰기 책은 많다이 책도 결국엔 좋은 글을 쓰도록 돕는 책이다그런데 이 책은 ‘글’보다는 글을 이루는 도구인 ‘문장’에 집중한다저자는 “문장주어와 서술어를 갖춘완결된 생각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라는 정적인 개념에서 탈피하라고 일갈한다저자는 자신이 고른 좋은 문장들을 분석하여 그것이 왜 좋은 문장인지 분석한다좋은 문장의 단어 배열을 설명하고 수식 관계가 나타내는 효과를 설명하고 그리하여 그 문장이 다른 문장에 비해서 왜 좋은지 증명한다그리고는 어떻게 하면 그런 문장을 쓸 수 있는지 설명한다그 방법은 너무 간단하여 헛웃음이 나온다좋은 문장을 흉내내어 써 보라는 것이다.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마지막 홈런을 존 업다이크는 이렇게 썼다“볼이 하늘에 떠 있는 동안 이미 전설이 되었다.” <문장의 일>의 저자는 “그는 잉태되기도 전에 하버드 대학에 등록했다.“첫 번째 서브를 넣기 전에 이미 그는 이겼다.”처럼 연습하라고 한다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구조의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문장의 구조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조너선 스위프트의 “지난주에 살가죽이 벗겨진 여자를 보았다여러분은 믿을 수 없을 것이다그 탓에 그 사람이 얼마나 더 나빠졌는지.”를 보고 “어젯밤 피자 여섯 판을 먹었다내 상태가 얼마나 나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쓰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스위프트의 원래 문장이 어떤 구조로 되이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흉내었기 때문에 좋은 문장의 형식을 갖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그렇다중요한 것은 ‘형식’이다.
    저자는 좋은 문장을 종속 형식병렬 형식풍자 형식으로 나누어 ‘문장이 하는 일’을 정확하게 알려준다예를 들어 애거사 크리스티가 지은 『복수의 여신』의 첫 문장 “오후마다 미스 제인 마플이 치르는 의식은 두 번째 신문을 펼치는 일이었다.”를 인용하여 미스 마플이 오후마다 치르는 ‘의식’이라는 단어가 ‘습관’과 어떻게 다른지‘신문을 펼치는’이 ‘신문을 보는’에 비해 정보를 질서 정연하게 모으는 마플의 모습을 어떻게 더 잘 드러내는지를 설명한다그리고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끌어모아 결국 모든 것을 알아내고야 마는 미스 마플의 ‘탐정’ 이미지에 쐐기를 박는 ‘두 번째 신문’라는 단어의 기능을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어와 문장이 하는 일에 너무 신경 쓰여 한 줄 한 줄 쓸 때마다 손끝이 떨린다한 줄 한 줄이라고 쓸지 한 문장 한 문장이라고 써야할지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진다그 거슬림을 설렘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좋은 문장에 도달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좋은 문장’에 도달한다고 꼭 ‘좋은 글’에 도달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저자가 『프랑켄슈타인』의 마지막 문장“그는 곧 파도에 휩쓸려 어둠 속 먼 곳으로 사라져갔습니다.”를 분석하면서 ‘곧’이 ‘파도에 휩쓸려’의 앞에 있을 때와 뒤에 있을 때 달라지는 속도감을 설명했듯이‘좋은 문장들’을 어떤 순서로 나열하느냐에 따라 좋은 글이 되기도 하고 나쁜 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괜찮다문장들을 어떻게 나열해야 좋은 글이 되는지를 알려주는 책은 시중에 많으니문장 하나만큼은 끝내주게 쓰게 해 주는 이런 책도 필요하지 않은가.(않을까않겠는가문장을 쓰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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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jangi.net/RG/rg4_board/view.php?&bbs_code=notice&bd_num=374 <- 이 책을 정면 비판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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