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2019-09-19 04:33:23, 58.xxx.210.xxx )

음.. 일단 '한시'라는 개념을 아시는지요? 한시는 정형시로서, 기본적으로 5글자가 4줄 또는 8줄 반복되거나 7글자가 4줄 또는 8줄 반복됩니다. 짝수줄 맨 마지막 글자는 끝소리가 같고요(각운)
한역시는 시의 내용을 '한시'의 형식에 맞게 번역한 것입니다. 5언, 7언 등
한역 가사는 시의 내용을 그냥 '내용'만 번역한 것입니다. 즉, 정형시인 '한시'의 형태를 띄지 않고, 그냥 산문에 가깝습니다.

정과정은 정서가 지었는데 이제현의 한역시를 제시했다라..
기본적으로 고려 가요뿐만 아니라 향가나 공무도하가 이런 것들이 원래 "우리말 노래"라는 건 아시죠? 그걸 한문 서적에 한자로 기록하려 할 때 일이 복잡해지는 겁니다.
1. 정과정은 정서가 지었는데 '한시'의 형태가 아니라 우리말의 어떤 형식을 띄었겠죠? 사뇌가든 뭐든..
2. 고려사 악지에 정과정을 실을 때, 우리말을 기록할 수가 없으니 한자로 실어야 하는데 선택은 세 가지입니다.
1) 이두로 쓴다
2) 가사만 번역해서 싣는다
3) 가사를 번역하되 '한시'의 틀에 맞춰 개작한다.
3. 이럴 때, 정과정은 3)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에 비해 풍입송, 삼장, 사룡은 2)를 택한 것이지요
* 참고로 일연은 1)을 고른 겁니다. (향가를 기록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