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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 서술절의 주어
- 관리자
- 작성일 : 2020-08-10 00: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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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님의 글입니다.
>'나는 현수가 좋다' 라는 문장에서 학교문법에서는 '현수가 좋다'를 서술절로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현수가'의 성분은 무엇일까요? 이것을 주어+서술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상해서요.
1)코끼리는 코가 길다.
2)나는 철수가 좋다.
1의 서술절 속 주어 '코가'는 주어같은데 2의 서술절 속 주어 '철수가'는 아무리 봐도 주어로 안 보이죠.
학문적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고요..
학교문법에서는 딱잘라 적어놓은 책도 없고요..
어려운 문제지요.
ㅡㅡㅡㅡ
저는 나름대로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이들용으로 이해하기 좋으라고 많이 왜곡한 설명입니다.
문법에는 격 과 역 이 있습니다. 격 은 우리가 아는 주격 목적격 등 우리가 흔히 쓰이는 말이고 역 은 행위주역 경험주역 대상역 등 생성문법에서 쓰이는 말입니다.
역은 의미역의 준말입니다. 의미역의 개념을 도입하면 학교문법의 문장성분이론에서는 같은 '주어'라도 행위주역, 경험주역, 대상역 등 세부적인 의미에 따라 다른 역을 배당할 수 있습니다.
격 은 특정한 문법에서, 주어, 목적어, 관형어 등과 같은 말로 쓰이지만 또 특정문법에서는 주어, 목적어, 관형어 등을 표시하는 '형태론적표지' 를 가리킵니다. 이런
2020년 5월 7일 오후 3:47, 회원님 :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어의 조사교체가 격에 해당할 건데요,
코가, 철수가 역시 주격에 해당하는 형태표지를 달고 있는 이상 문장성분으로는 주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국어화자가 느끼는 '코끼리가'와 '철수가'의 문법적 기능 차이는, '의미역'이 달라서 그렇다,라고 설명하면 됩니다.
3) 나는 철수가 아니다
똑똑한 아이들이 3의 '철수가'도 주어냐고 묻습니다. 똑똑한 아이들이니까 영어로 대답 해 줍니다. 영어도 she -her -her hers 처럼 목적격과 속격의 표지가 같지 않느냐? 너는 어떻게 구별하냐? 하면 앞뒤를 보고 결정한다고 하겠죠? 한국어에서도 앞뒤를 보고 '되다/아니다' 가 이어지면 '이/가' 가 주격이 아니라 보격이고, 그래서 보어란다. 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좋다, 싫다, 무섭다 등등의 바로 앞 말을 '보어'로 처리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필수부사어라는 말도 사실은 의미역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성분이 아닌' 부사어 와 '필수'라는 말이 모순되게 느껴지는 아이들이 많지요.
격 과 역 을 구분하면,
필수부사어가 등장할 때 그 해당 어절은,
격으로 따지면 부사격이라서 '필수적이지 않은' 말이 되고,
역으로 따지면 '서술어의 의미를 완성하는 데에 필수적'인 말이 됩니다. 이때, 필수는 '문장에서 필수' 가 아니라 그 서술어(또는 해당 용언)에 대해서 필수 라는 말로 이해시키면 됩니다.
즉 필수부사어를 길게 풀어쓰면
(서술어에 해당하는 용언의 의미완결에)필수(적인)(하지만 문장에서 주성분은 아닌)부사어
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