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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변] 요약하기 단원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 관리자
  • 작성일 : 2020-10-04 15:55:50
    익명 님의 글입니다.
    >요약하기 단원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하려는데 아이들을 참여시키면서 할 수 있을까요?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이 '요약하기 교육'도 목표-내용-방법의 순서대로 설계해야 합니다. 우선 선생님이 아이들에 요약하기 수업을 하려는 '목표'가 있겠지요? 아이들이 이 수업을 마치고 나서 하게 될 '도착점 행동' 말입니다. 아마 '한 편의 글을 읽고 핵심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정도일 겁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더 정확하게 나와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을 미리 쓰는 이유는, 추구하는 요약하기 수업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아래에 제가 드리는 말씀이 모두 무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요약하기 수업의 '내용'을 선정하는 것입니다. 혹시 요약하기 수업의 내용으로 삭제, 선택, 일반화, 재구성을 선정하셨는지요? 저는 그보다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교육 내용으로 제시하면 좋겠습니다.
    1. 요약하기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한 설명
    2. 문장에서 핵심 내용만 남기고 다듬는 방법
    3. 중심 내용과 뒷받침 내용을 가리는 방법
    4. 글 전체의 구조에 대한 설명
    5. 글 전체의 구조를 통해 중심 내용을 가리는 방법

    그러려면 교사가 위의 1~5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교육 내용의 선정에는 '내용 제시의 순서'와, '교육용 자료'까지 포함됩니다. '자료'는 선생님이 요약하기 좋은 몇 편의 글을 모으셔야 합니다.(교과서에서 '요약하기' 단원이 아닌 단원에 사용된 지문들을 '요약하기'의 대상으로 삼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음으로 '순서'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1. 우선 요약하기의 목적과 필요성을 아이들에게 설명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요약이 필요한 경우, 요약을 하면 좋은 점 등을 교사가 풍부한 사례로 설명합니다.(인지부담, 핵심 정리, 시험칠 때, 전달할 때-친구이야기를 잘못 요약해서 전달하면 핵심은 빠지고 나쁜 소문이 나는 경우-,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을 때 등등 동기유발자료1링크11분20초부터 동기유발자료2링크편집필요 링크3/링크4) 이것만으로도 2차시 이상 걸릴 겁니다.
    2. 문장에서 핵심 내용만 남기고 다듬는 방법 3. 중심 내용과 뒷받침 내용을 가리는 방법 4. 글 전체의 구조에 대한 설명 5. 글 전체의 구조를 통해 중심 내용을 가리는 방법
    이것들은 "설명과 시범"이 동시에 가야 합니다. 교사가 "시범"을 보이기 직전에 간단하게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면서 "프로토콜 구술"을 통해 "설명"을 동시에 실시합니다. 2~5는 모두 '핵심 내용' 또는 '중심 내용'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이 전제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글의 중심 내용에 관하여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기본적으로 텍스트 자체로 들어가는 관점입니다.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요약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중심 내용'을 찾는 기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은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단방향이든 쌍방향이든, 실시간수업이든 녹화수업이든 교사가 많은 예를 보여줘야 합니다. 주로 A4 1쪽 정도 되는 전형적인 글들을 골라서 문장요약-문단요약-글전체요약을 통해 '주제 문장' 하나로 만들어내는 시범을 최소 5편 정도 시범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A4 1쪽이라는 많으 문장을 '주제 문장'이라는 1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입니다. 문장에서 출발해서 올라가는 상향식 접근도 좋고 글의 구조에서 출발하는 하향식 접근도 좋습니다. 교사의 사고 과정을 프로토콜 구술이라는 방식으로 아이들이 보게 해야 합니다. 영상을 찍으시면 가장 안전하고, zoom 이나 구글 meet MS teams 모두 가능합니다.
    둘째는 텍스트에서 밖으로 나가는 관점입니다. 텍스트를 요약할 때, 앞서의 관점에서와 같이 '중심 내용'을 찾긴 찾는데, 내가 이 텍스트를 요약해서 뭘 할 건지에 따라, '중심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중심 내용'을 찾으려면 문장의 중요도 평정을 해야 하는데, 텍스트 자체의 구조에 따른 중요도 평정이 앞의 첫번째 관점이고, 텍스트를 활용할 '나(독자)'의 목적/필요에 따른 중요도 평정이 바로 이 두번째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문은 텍스트 자체의 관점에서는 글 전체의 일반론적인 주제를 뽑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설명문을 "내가 왜 읽고 있는가?"라는 목적에 따른다면, 설명문에 등장하는 "특정한 사례 하나"를 발견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설명문에서 내가 최종적으로 기억 속에 남길 중심 내용은 글 전체의 주제보다는 내가 활용할 그 사례 하나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혹시 학교에서 G-suite 를 쓰시나요? G-suite 를 쓰지 않더라도 개인 계정으로 구글 문서 도구를 사용하시면 비대면시에도 요약하기 수업하기 괜찮습니다. 요약하기 단원 전체를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말씀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1.(약2차시) zoom 화면 공유로 아이들에게 요약하기의 목적과 필요성을 설명한다. 교사가 많은 실제 사례(글, 그림, 영상 등)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요약하기가 정말 필요하구나'를 알게 시간을 충분히 씁니다.
    2.(약7차시) zoom 화면 공유로 아이들에게 요약하는 기능에 대한 설명과 시범을 보인다. 깔끔하게 요약되는 글 5편 정도 준비하고, <국어> 교과서의 지문도 1~2편 정도 pdf로 떠 놓는다(이것은 '요약하기' 단원의 지문이 아닌, 전혀 무관한 단원의 글일수록 좋습니다). zoom 화면 공유로 '아래아한글 문서창'의 글 1편을 띄워둔다. 이 문장은 이렇게 줄이고, 이 문장은 필요없으니까 지우고, 이 단락은 이러이러하니까 이 문장이 중심 내용이네, 여러 단락을 묶어서 볼 때 이 문장이 제일 중요해. 그럼 이 글은 이 문장이 주제문장이고, 글 한 편이 한 문장으로 줄었네? 이게 바로 요약이야. 이렇게 3편 정도 반복합니다. 
    4편째부터는 '아래아한글 문서창'에 글을 띄우고, 교사가 한 문장 요약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zoom 음성으로 말하게 하거나 채팅으로 "누가 이 문장을 줄여볼 사람?" "누가 이 문단에서 중심 문장 찾아 볼 사람?" "누가 이 둘을 합쳐서 한 문장으로 재구성해 볼 사람?" 글을 적게 하거나(이때, 꼭 한 명만 시키지 말고, 모두 답이 겹쳐도 되니까 다같이 글 올려보라고 격려), zoom 화면 공유의 '주석 도구'로 "누가 이 중에서 생략해도 되는 문장에 x 표시해 볼래?" "누가 이 문단에서 어느 문장을 고르면 될지 밑줄 그어 볼래?" 하면 아이들이 화면에 그리기 도구를 이용해서 참여합니다.
    이어서 교과서의 지문 pdf 를 화면 공유도 띄웁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요약합니다.
    3. (약4차시) 학생들이 연습할 수 있는 짧은 글을 4편 정도 준비합니다. zoom 으로 들어온 아이들에게 구글 프리젠테이션 문서 링크를 뿌립니다. 교사의 사전 작업은 이렇습니다.
    3.1. 구글 프리젠테이션에 들어가서 ppt 를 하나 만듭니다. 
    3.2. 1문단 정도의 글을 ppt 1쪽에 적절한 크기로 붙여 넣고 맨위에 1번학생 이라고 작게 써 둡니다.
    3.3. ppt의 1쪽(첫번째 슬라이드)을 한 학급의 학생 수대로 복사합니다.(30명이면 같은 1문단의 글이 실린 슬라이드가 30장)
    3.4. 맨위의 1번학생을 2번, 3번, ... 30번으로 바꿔 씁닏.ㅏ
    3.5. '공유' 설정에서 링크공유-편집가능 으로 링크를 땁니다.(G-suite 를 이용하는 구글 클래스룸 이라면 '소속기관의 로그인 사용자에게 편집가능' 등으로 바뀝니다.)
    zoom 에서 아이들에게 뿌린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자기 번호에 해당하는 슬라이드를 읽고 1문단을 1문장으로 요약해 보렴. 한번에 딱 끝내지 말고 필요 없는 문장을 지우거나 합치는 걸 ppt에서 바로바로 입력해. 남의 슬라이드는 건드리면 안 돼. 내가 다 감시할거야." 라고 안내합니다. 교사는 화면 공유를 통해 구글 프리젠테이션이 실시간으로 수정되는 것을 띄워놓고 프리젠테이션의 1~30번 슬라이드를 왔다갔다 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요약하는 활동을 관찰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작업을 그만두게 하고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요약했는지 둘러보게 합니다. 이 작업을 준비한 4편의 글에 대해 반복합니다. (준비한 글이 1문단 짜리가 아니라서 ppt 슬라이드 1쪽에 다 담기지 않을 때는 슬라이드 1~3까지에 적당히 나눠 싣고, 1~3쪽 세트를 30인분 복사하면 됩니다. 반드시 상단에 1번 학생용, 2번 학생용, .. 이것만 써두면 됩니다.)
    4. (약3차시) 학생들이 충분히 연습이 끝나면 zoom 으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교과서 문제를 풀어 보겠어요."라고 안내한 다음, 소회의실에 6~8명 정도 배분합니다.(알아서 넣기 기능을 쓰면 교사가 일일이 회의실 번호 지정할 필요 없고 편리합니다.) 20분 내에 할 수 있도록 "교과서 활동 분량"을 적절히 잘라서 "소회의실에서 의논해서 몇쪽까지 풀어보세요." 한 다음 회의실 돌아다니면서 구경합니다. 그리고 나면 소회의실을 풀고 메인 화면에서 모두 "카메라를 켜서 교과서를 비추세요." 해서 정답을 모두 맞춘 아이들은 칭찬을 해주고, 정답을 틀린 아이들에게 설명을 좀 해주라고 합니다. 마이크 켜고 교사 역할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 방식을 교과서 학습활동 다 풀 때까지 반복하면 "요약하기 단원" 수업이 끝납니다.

    5. 저는 주로 텍스트 안으로 들어가는 요약하기에서 그치기 때문에 이렇게 하고 수업을 끝낼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교사들은 텍스트를 읽고 사회, 환경, 문화, 역사 등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수업을 꾀합니다. 다문화, 통일, 난민, 성평등 등등.. 그런 경우, 마지막 활동으로 zoom 수업을 하면서 "내가 지금 이 글을 요약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중심 내용이 발견될 수 있는 "상황"과 "글"을 제시하면서 '구글 설문지' 등으로 형성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육사의 전기문' 도입부를 요약해 봅시다.
    • (1) 육사는 5세 때부터 형제들과 더불어 할아버지에게서 한학을 배웠는데, 총명하여 그 수준이 매우 높았다. (2) 그러다가 12세부터는 보문 의숙, 백학서원을 거쳐 일본 유학길에 올라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데 힘썼다. (3) 육사가 새로운 학문을 익혀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4) 그의 나이 16세 되던 1919년, 그는 아는 집에 들렀다가, 눈이 흉하게 짓무른 여자 아이를 보았다.

    '문장 요약'을 거치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 (1) 육사는 어릴 때 한학을 배웠다.
    • (2) 육사는 크면서 신학문을 배웠다.
    • (3) 육사가 신학문을 배우게 된 원인이 있다.
    • (4) 육사가 신학문을 배우게 된 원인은 이것이다.

    (1)은 육사의 어릴 때, (2)는 육사가 자랐을 때, (3)은 (4)의 도입부 (4)는 뒤에 이어질 문장의 요점입니다. (3)과 (4)로 이어지는 것을 보아, 육사가 '신학문'을 배웠다는 사실이 중요하므로 이 문단은 (2)로 요약됩니다.
    하지만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이육사 전기문'을 읽으면서 "육사 시의 뿌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찾는 목적을 가진다면, (1)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독자는 이 문단을 읽고 "아 이육사가 어릴 때 한학을 배운 것이 시의 사상이나 형식에 영향을 주었겠구나."라고 요약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이육사 전기문'을 읽으면서 "육사는 민족애가 강한데 왜 일본 유학을 갔을까?"를 찾는 목적을 가진다면 (4)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독자는 이 문단을 읽고 "아 이육사가 어릴 때 무지로 인한 폐해를 경험했구나."라고 요약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2)를 골라 "아 이육사가 자라면서 신학문을 배웠구나."라고 요약하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기계적인 요약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까지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자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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