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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 일상생활에서의 반어와 역설
  • 익명
  • 작성일 : 2020-11-01 15:41:22
    안녕하세요 선생님, 반어와 역설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문학작품, 이론에서 사용하는 반어와 역설이 일상생활(주로 기사문)에서 사용하는 반어와 역설과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제가 문학 개론서들을 통해 이해한 반어와 역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어(아이러니) - 1. 언어적 아이러니 : 언어의 표면적 의미와 심층적 의미가 대립되어 모순을 야기하는 경우, 2. 상황적 아이러니 : 어떤 일의 상태나 사건 층위의 아이러니로, 기대와 상반되는 상황이 일어나는 경우 3. 기타 아이러니(극적/구조적/낭만적)

      역설 - 1. 표층적 역설 : 언어 표면에 모순이 나타나지만 그 모순을 넘어서는 상위적 진실이 내재된 경우, 2. 심층적 역설 : 특정 언어 단위가 아닌 작품 전편에서 역설적 사유가 나타나는 경우(김소월 '먼 후일'의 화자가 임을 잊고자 하는 동시에 차마 잊을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사례)

    그런데 제가 인터넷 신문 기사들에서 발견한 반어와 역설 사용 용례와 의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코로나의 역설’…인간 사라지니 멸종위기 바다거북 기록적 부화

       - '코로나로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었는데 오히려 자연 생태계는 살아남.'을 '코로나의 역설'로 표현한 것 같은데, 코로나가 이중적 의미를 갖기는 하나 표면에 모순이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중적 의미가 기존 인류 문명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함의할 뿐 상위적 진실을 내포하지 않아 아이러니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2. ‘코로나 아이러니’?…인도 빈민가 주민 57% 항체 보유
      - 
    인도 뭄바이 빈민가의 주민 57%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 조치가 열악한 빈민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바람에 오히려 세계 최초로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하는 ‘코로나 아이러니’가 일어난 셈이다.

      -
    인도 빈민가에서 코로나가 퍼지는 바람에 집단면역을 획득한 사례로 의도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상황적 아이러니라고 판단됩니다.


     3. 대형마트 문 닫자 소상공인들 "막막해요"…'규제의 역설' [현장+]

      -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로 대형마트를 규제한 것인데 의도와 달리 대형마트로 인해 사람들이 몰리는 '집객효과'가 감소해 마트 주위 상권이 타격을 입었다는 내용입니다. 규제의 본 의도와 다른 상황이 나타났는데 이는 역설이 아니라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기사들을 찾다보니 이와 비슷한 경우를 거의 대부분 역설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아이러니라고 한 경우도 있긴 있었습니다). 

      제가 아직 반어와 역설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역설'이 모순적 상황을 통칭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문학에서의 '반어와 역설'과 일상에서의 '반어와 역설'의 의미가 다른 것인지 혹은 동일한 상황/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따라서 그 상황이 반어일 수도 있고 역설일 수도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기사 전문 주소입니다.

    1.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81&aid=0003135599
    2.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0&aid=0003300724
    3.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4441339
관리자 ( 2020-11-01 22:54:18, 164.xxx.143.xxx )
제가 오랫동안 관찰해 본 결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문학이 아닌 "현실"에서 '아이러니'는 의도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모든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다만 '아이러니'에는 약간의 '웃음'이 포함된 가벼운 느낌이 내포됩니다. 그래서 '가볍게 말하기 어려운 사안', '심각한 사안', '큰 교훈을 주는 사안' 등에 대해서는 '아이러니' 대신 '역설'을 사용합니다.(1) 즉 이 용법에서는 아이러니와 역설이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현실"에서 '역설'은 문학에서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말'에도 사용되지만 주로 "설명할수록 말이 꼬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 사용됩니다.(2) 그래서 현실에서 '역설'은 (1)의 용법과 (2)의 용법 두 가지가 있으므로 읽을 때 구분하시면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현실"에서 '문학의 반어'처럼 속마음과 겉표현이 다른 경우, 거의 대부분 '반어법'이라고만 쓰지 아이러니라고 말하지 않고, 위의 (1), (2) 용법 모두 우리가 잘 아는 '문학의 역설(좁은 의미의)'과는 무관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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