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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변] 교재 연구
  • 관리자
  • 작성일 : 2019-07-18 21:58:25
    익명 님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교재 연구를 어떻게 하시나요? 수업준비를 하면서 자습서도 보고 하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껴 여쭤봅니다. 어떤 공부를 하시는지, 어떻게 공부하시는지요?


    19년차입니다. '교재연구를 어떻게 하느냐' 이건 엄청 간단한 질문이지만 실제로 답하기는 엄청 어렵지요. 한두 마디 말로 해결될 문제면 많은 교사들이 뭐하러 교재연구 때문에 애를 먹겠습니까? 하지만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질문이라 시간을 들여 천천히 과거를 돌아봅니다. '교재연구를 이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라 교재연구를 '나는' 이렇게 해 왔다는 답들이 모이면 그 어떤 연수보다 도움이 되실텐데 '나의 교재연구'라면 본인의 교사 인생 전체를 정리해야 하니 쉽사리 답을 못하는 게 당연하지요. 교재연구를 열심히 하는 교사일수록 인생 자체가 교재연구인 분이 많으니까요.

    1. 책‎

    작문책은 린다플라워 '글쓰기의 문제 해결 전략' 

    소설은 나병철 '문학의 이해'

    시는 김준오 '시론' 양왕용의 '현대시교육론' 오규원 '현대시작법' ‎

    그외 각종 '문학개론'에서 '문예사조' 부분 발췌독‎. 이대규의 '국어교육의 이론'에서 서론과: 문학파트 읽기.‎

    독서는 이대규의 '수사학'이 통일성 일관성 설명방식 전개방식 서본결의 구조 등 비문학글 읽기 이론면에서 완벽.

    화법...은 일단 역락출판사의 '화법교육론'을 일독하시고 '시립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 가서 화법화술코너를 몇 바퀴씩 돕니다. 대화 협상 연설 면담 등 장르별 대중서에서 건질 팁이 많아요.

    문법은 표준국어문법(고영근남기심)+국어음운론개설(배주채)=표준국어에 음운론이 없으니 배주채 책으로 보완. 가끔 우리말문법론 보시고 요즘은 한국어문법총론1,2 안에 음운 형태 통사 의미 담화 국어사 규범이 몽땅 있어서 좋은데 설명이 빈약하고, '한국어표준문법'이라는 책이 최신이론을 담고 있지만 학교문법에서 벗어나고.. 이관규 학교문법론과 김광해 국어지식탐구까지 여러 권 펴놓고 교차검토해야합니다.

    이밖에 교양관련 책들은 많이 읽으면 많이 읽을수록 좋아요. 과학책철학책역사책고전책수학책논리책신화책동화책 등등



     ‎

    2. 실천

    토론연수 독서연수는 따로 다니지 않아도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하게 배워서 그때 하겠다고 생각하면 영원히 시도도 못합니다. 일단 해 보고 어려운 점을 느꼈다면 그걸 바탕으로 연수를 들으면 귀에 잘 들어오고 질문거리도 생깁니다.‎


    수필 쓰기 건의문 쓰기 보고서 자서전 쓰기 이런 건 교사도 함께 합니다. 직접 써봐야 아이들이 느낄 막막함에 공감하고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요. 토론 또한 동료교사들과 진지하게 토론 토의를 해 보시면 아이들에게 토론지도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시낭송대회 이야기대회 연설대회 토론대회 영화대회 연극대회에 데리고 나가보세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교사가 배우게 됩니다. 


    공감적 대화 수업은 상담대화를 좀 연수로 배우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문법이론서의 문제는 아시다시피 '이론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기'까지는 쉬운데 실제 언어 현상에 적용할 때 잘 안되거나 예외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어디에 답이 있나? 이걸 누가 알려줄까?'하고 찾아도 답은 없습니다. 이론에 나온 개념정의에서 출발해서 스스로 현상을 설명해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게 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문학이론의 경우 문예사조에 따라서 작품을 해석해 해석해 보세요. 지도서에 주어진 주제를 잠시 외면하고 교과서의 모든 작품을  스스로 해석해 보면서 어떤 이론이 해석에더 적합한지 찾아보세요. 7차 교과서를 기준으로 육체미 소동, 동의보감은 르네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으로 깔끔하게 설명이 되고 옥상의 민들레꽃, 홍길동전은 담론분석으로 깔끔하게 설명이 되며 그렇게 해서 찾아진 주제는 교사용 지도서에서 주어진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교사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신비평은 주로 시를 해석하기 좋지만 사랑손님과 어머니, 기억 속의 들꽃, 소나기 등을 설명하는 데에 적합하구요. 그밖에 발생구조주의, 해체주의, 층위는 다르지만 작가전기비평 등을 연습하시면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어설픈 신비평과 어서픈 수용미학이 섞여서 문학교육을 좀 먹고 있지요.‎



    3. 자료 수집

    토론은 예능의 토론을 주로 보고 영상자료로 챙겨놓고요. 인터넷기사로 뜨는 김현정의 뉴스쇼 같은 거 주로 일별하고 필요하면 저장해 두고요.

    만화 웹툰 드라마는 특히 문법과 문학적 표현의 보물창고입니다. 수시로 보면서 수업 관련 폴더에 모아뒀다가 틈틈이 주제별로 분류하시면 됩니다.

    저는 아기 태어나기 전까지는 메일 3~4시간씩 무의미한 웹서핑을 합니다. 그러면 하루에 1~2개 정도의 이미지나 영상 자료를 건집니다. 특히 일베 루리웹 오유 나무위키 웃대 디씨 등의 베스트 게시판을 돌면 되는데 일베가 어느날 부터 저질 자료 집합소가 돼 버리고 오유도 시들하고 아기도 태어나고 요즘은 새 자료가 별로 안 모아집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챙겨보진 않고 인터넷 뉴스 기사를 매일 보면서 쓸만한 자료가 발견되면 해당회차를 다시보기해서 필요한 부분을 잘라서 보관해 둡니다. 언젠간 쓰일 테지요. 특히 예능의 자막은 어문 규범과 언중의 언어습관의 각축장입니다.‎



    4. 수업 녹화

    성과급 받으시면 캠코더랑 2테라 하드 하나 사서 수업 녹화해보세요. 본인 수업을 다시 보는 것도 엄청난 교재연구가 됩니다. 수업 참관을 가 보면 수업을 잘 준비하는 것이 수업 성공의 지름길인줄 알고 지도안에 얽매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도안보다 중요한 것은 본 수업 그 자체입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많이 주고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이면 교사가 놓친 부분들까지 수업을 통해 보완할 수 있습니다. 첫 반의 수업은 그저 그렇더라도, 그 수업을 다시 보며 보완한 두 번째 반의 수업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말할 기회를 많이 가지려면 교사가 수업 설계를 아이들 중심으로 해 주어야 합니다. 이론을 영상으로 배우고 수업 시간에 활동만 하는 '거꾸로 수업'은 아이들의 대화를 관찰하기에 적합합니다. 어려운 과제로 모둠별 토론을 하고 전체 공유를 ㄷ자로 하는 '배움의 공동체식' 수업도 아이들의 대화를 관찰하기에 적합합니다.‎



    5. 너무 길어지니 제가 무슨 말하려던 건지도 희미해지네요.

    저는 다른 무엇보다 교사가 국어를 하나의 교과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교재 연구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길어지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도움되고 선생도 만족하는 멋진 수업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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