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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영 <공사장 끝에> 비유법 질문
  • 익명
  • 작성일 : 2022-02-16 14:49:31
    안녕하세요, 시 공부를 하다 선생님의 사이트를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발이 삐져나온 어린것들을
    불빛인 듯 덮어주고는

    이 부분에서 직유법이 사용된 것은 '~듯'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불빛'의 원관념이 무엇인지 헷갈립니다. 해법 자습서 상에는 이 구절의 의미를 모성애와 철거반 인부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구분하더라고요. 만약 모성애로 본다면, 어린것들이 아니라, 그 여자가 원관념이지 않을까란 의문이 듭니다.

    불빛로 비유되는 어린것들의 발을 덮어주는 행위에 철거에 대한 불안하고 초조한 엄마의 심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엄마의 희망으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미래가 암울함을 암시한다고 해설하셨고, 덕분에 직유를 통한 상황의 맥락과 엄마의 내밀한 정서를 파악할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어린것들을'과 '불빛인 듯'이 행갈이가 된 만큼 '불빛'의 원관념을 그 여자의 마음으로 볼 가능성이 없을까요? 

    불빛이 어린것들이라면, 불빛을 덮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아이들(희망)을 덮기 때문에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지만,
    불빛이 그 여자라면, 그 여자가 불빛인 것처럼 아이들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작은 발을 덮어주는 존재로서 엄마의 모성애를 극대화하는 의미가 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관리자 ( 2022-02-18 12:00:23, 164.xxx.221.xxx )
시에 정답이 있겠습니까. 느껴지는 대로 해석하면 되는 거지요^^
여자가원관념: (그 여자가) 불빛인 듯 (아이들을) 덮어 주고는
아이가원관념: (아이들이) 불빛인 듯 (그여자가) 덮어 주고는
그런데, 의미가 '모성애'이기 때문에 모성애=따뜻함=불빛=그여자 이렇게 연결시킬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원관념이 '아이들'이 되더라도 모성애를 의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안감: 어린 것들이 불빛이다. (불빛은 들켜선 안 되는 것) 따라서 덮어준다. 들키지 않으려는 노력
모성애: 어린 것들이 불빛이다. (불빛은 지켜야 하는 소중한 것. 이불밖은 춥고 바람부니 불빛이 꺼질 수 있다.) 따라서 덮어준다. 어머니의 모성애
관리자 ( 2022-02-18 12:06:18, 164.xxx.221.xxx )
질문자께서 느끼는 의문점은 아마 제가 글을 너무 짧게 써서 그럴 거예요. 제가 쓴 원글이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존 해석에서는 '불빛=어린것'이라는 직유에서 다음 두 가지 의미를 해석한다.
1. 들키지 않으려는 노력
2. 아이들을 지키는 어머니의 모성애
둘째, 하지만 나는 여기에 두 가지 의미가 더 함축되어 있다고 해석한다.
3. 빛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자기 손으로 덮어버리는 엄마의 처참한 심정
4. 아이들이 빛나지 못하게 될 거라는 이 가족의 비극적인 미래를 상징.
제가 원 글에 위의 2.번 해석을 적어두지 않아서 이런 질문을 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불빛=어린것'으로 해석하면서도 '모성애'라는 의미를 도출할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고, '불빛=그여자'로 해석해도 아무도 틀렸다고 하지 않을 거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대신, "어머니의 모성애가 불빛처럼 빛나면, 밖에 있는 인부들이 사람이 사는 줄 알고 문을 열고 들어와 얼른 나가시오, 하며 쫓아낼 텐데, 시인이 어린 것들을 보살피는 어머니를 불빛에 빗대는 것이 적절한가?" 라는 반박 질문에 답을 준비하실 수 있어야겠지요.
익명 ( 2022-02-18 13:23:15, 116.xxx.229.xxx )
선생님 원 글쓴이입니다. 상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인부의 대화를 고려하면, 불빛은 어머니가 아니라 아이들을 비유한다고 봐야겠어요! 반박 질문을 통해 제 논리의 타당성을 다시 한번 검증할 수 있었어요. 반박 질문에 답을 제시하지 못하겠어요. 어머니 입장에서 아이들을 불빛으로 여기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그들을 지키려는 사랑과 결국은 빛나지 못하게 덮어버리는 것에 대한 처참함을 표현했다고 하는 게 더 타당한 해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새 학기 준비로 바쁘신 가운데 댓글을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부하면서 종종 찾아뵐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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