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톱질꾼 하는 노인들이 땀을 씻느라고 쉬었다가 물들을 마시었다.
"내 한 번 비싼 물 사먹어봤지!"
"어디서?"
"저어 개명앞 가 일허고 오는데 그때두 복지경이었나 봐. 일손을 떼구 집으로 오는데 목이 여간 말러야지. 마침 뭐라나 이름두 잊었어... 그런데 참 양떡으로 만든 고뽀가 다 있습디다그려. 거기다 살짝 담아 주는데 으수덛물진 푸석얼음이야. 목구녕은 선뜩썬뜩 허드군...."
"오, 거 앗씨구리로군그래."
"무슨 구리래나... 헌데 그런 날도적놈이 있어!"
"으째?"
"아 목젖이 착근착근하는 맛에 두 고뽈 먹지 않았겠수"
"을말 물었게?"
"고작 물에 설탕 좀 타 얼쿤 거 아니겠소?"
"그렇지 물 얼쿤거지. 어디 얼음이나 되나. 그게 일테면 얼쿠다 못 얼쿤 게로구려"
"그러니 얼쿤 거래야 새누깔만헌대루 물이 한 사발이 들었을 거야? 그걸 숫제 이십 전을 물라는군!"
"이십 전! 딴은 과용이군."
"기가 안 막혀? 이십전이면 물이 얼마야? 열 지게 아뇨? 물 스무 초롱 값을 내래 그저.. 그런 도적놈이 있담!"
"앗씨구리란 게 워낙 비싸긴 허대더군"
"그래 여름내 그 생각을 허구 온 집안이 물을 다 맘대로 못 먹었수......" (이태준, 목수들)
* 앗씨구리: 물에 설탕 타서.. 얼쿠다 못 얼쿤.. 푸석 얼음..을 양떡으로 만든 고뽀..에 담은 목구녕이 선뜩선뜩한.. 엄청 비싼 간식.